안녕하세요. 수아님 반갑습니다.
저는 친구사이 마음연결 상담원 박재경 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기 어려웠을 텐데, 상의를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이성을 사랑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남들과 다르다고 갑자기 눈을 뜨게 되면, 참 혼란스럽고 걱정이 많아지지요.
트랜스젠더인가 의문을 가지다가 양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마침내 범성애자라고 결론을 발견해 가기까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요.
이렇게 고되게 자기 찾아가기를 하고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들- 어머니, 가족, 동료, 친구 등-이 수아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아서, 속상하고 한편으로 낙심하는 마음이 클 것 같습니다.
특히 무심한 어머님 말씀 때문에 한편으론 원망하는 마음도 들었을 것 같아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지요.
올려주신 고민이 전체적으로 단어 위주로 표현되었어요.
그래서 단어 한 마디 한 마디에 수아님의 감정들과 삶의 역사가 담겨 있을 거라고, 저 혼자 추측을 해 보았습니다.
한편으로 충분히 저에게 말씀을 하고 싶은데, 그래도 되는지 걱정하고 계시구나 싶기도 합니다.
제가 수아님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있는지 걱정도 들었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선명하게 전달하려면, 무엇보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이 명확할 때 비교적 잘 전달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야 상대방 입장에 따라 단계별로 능동적으로 더 잘 대처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범성애란 정체성 용어로 수아님의 감정, 생각, 행동을 제가 이해하기 조금 어렵게 느껴집니다.
어떤 성별로 살 것인지, 어떤 성별을 가진 사람을 사랑할 것인지, 혹은 이 모든 성별을 떠나서 자유롭게 스스로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싶은지, 이 모든 질문들에는 분명 깊고 진지한 수아님의 삶의 역사가 담겨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이런 이야기들을 해 주시면 수아님을 제가 더 잘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번에 이렇게 글을 올려 주시면 어떨까요?
더불어 고백을 했던 어머님, 어떤 사람은 님에게 매우 특별한 사람이겠지요.
어째서 이들이 수아님의 삶에서 특별한지, 그/그녀들이 커밍아웃 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면 좋겠고, 어떤 반응을 보이면 싫을지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과정이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걱정도 많이 들겠지만, “자기를 찾아가기” 위해서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분 같습니다.
마음연결에 연락을 하셨을 때는 이 문제가 잘 해결되면 즐겁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수아님의 힘도 느껴집니다.
성정체성을 고백한 어머님과 어떤 분에 대한 각별한 사랑도 느껴집니다.
어머님의 한 숨에 뒤로 물러나기보다 저희와 함께 길을 계속 찾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는 수아님을 응원하고 진심으로 작은 힘이라도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친구사이 마음연결 상담원 박재경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