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 제목 | 성명(별칭) | 날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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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담 안내 | ||||
» | 탈모는 죄가 아닌데 놀림받았던 세월때문에 자살하고 싶어여 +1 | 아찌아지 | 2016-05-09 | |
54 | 우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 호소 | 2016-05-03 | |
53 | 성소수자로 산다는것은 참 외롭고 힘드네요.... +1 | Kims | 2016-04-25 | |
52 |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1 | 섭이 | 2016-04-19 | |
51 | 잠이 잘안와요 +1 | 에효 | 2016-04-18 | |
50 | 여러가지 복합적인 고민 2 +1 | 아스라이 | 2016-04-13 | |
49 | 여러가지 복합적인 고민 +1 | 아스라이 | 2016-04-12 | |
48 | 가나다 닉네임으로(03.28) 글을 올리신 분께(비밀번호: 1111) | 상담원 | 2016-03-30 | |
47 | . +1 | j | 2016-03-24 | |
46 | 이러지도 저러지도 +1 | 공허 | 2016-03-24 | |
45 | 이러지도 저러지도 +1 | 공허 | 2016-03-22 | |
44 | 이러지도 저러지도 +1 | 공허 | 2016-03-20 | |
43 | 어떻게해야할까요......힘듭니다....... +1 | 민이 | 2016-03-10 | |
42 | 마음의 짐이 큽니다. +1 | 박진수 | 2016-03-02 | |
41 | ㅎ +1 | 그냥 | 2016-02-24 | |
40 | 도와주세요 +2 | 도와주세요 | 2016-02-22 | |
39 | 이 텅빈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 보라색풍선 | 2016-02-19 | |
38 | 또다시 힘들어 찾게 되었네요.... +1 | 별빛누리 | 2016-02-17 | |
37 | 사람관계 +1 | 불명 | 2016-02-05 | |
36 | 두번째 +1 | 누리 | 2016-02-05 |
아찌아지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 동안 마음고생이 참 많으셨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본인의 과실이 아닌 일로,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이나 놀림의 대상이 되는 아픈 기억은, 성소수자라면 한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말투가 여성스럽다고 놀림 받았던 기억이 있고, 사춘기 때는 얼굴에 여드름이 많이 나서 친구들이 놀리는 바람에,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찌아지님의 글에서 보면, 친구들이 놀렸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친구라면 당연히 나를 이해하고 받아주는 존재여야 했을 텐데,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오히려 놀림의 대상으로 봤다니, 그 상실감이나 심적인 고통이 이해가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 고통이 너무 심해서 자살을 생각하는 마음 또한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구체적으로 자살의 방법까지 생각하셨는데요,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 이야기 한 번 들어봐 주실래요? 물론, 13년 동안 겪어오신 그 고통이, 이 상담글로 인하여 바로 없어질 수는 없겠으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근본적으로 탈모 자체가 건강상의 문제라거나, 많이 진행된 암처럼 삶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아닙니다. 탈모가 그런 중요한 일이었다면, 탈모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남성, 아니,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모발 이식에 돈과 시간을 투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도, 연예인 구준엽, 이하늘씨도, 심지어는 대한민국 최고 부자인 이건희 명예회장도 M자 탈모를 겪고 있지만, 죽지 않고 살아있으며, 굳이 탈모를 없애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들이 탈모를 없애기 위해서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그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탈모를 경험하시기 전에 아찌아지님은 탈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탈모가 처음 시작됐을 때는 어떤 느낌이셨어요? 조금 신경은 쓰였겠지만 지금처럼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시거나, 불행하지는 않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때는 탈모가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할 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겠죠. 탈모가 아찌아지님에게 중요해진 순간은, 내가 아닌, 타인들이 탈모라는 것에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가치를 부여하고, 상징성을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것들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옳은 가치관도 있고, 옳지 않은 가치관도 있습니다. 나에게 중요한 가치관이 있고, 중요하지 않은 기준들이 있습니다. 내가 삶과 죽음을 택할 때, 그 이유가 타인이 나에게 부여한 논리적이지도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는 중요하지도 않고, 더군다나 아주 많이 틀린 외모에 대한 기준과 가치관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비극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기준을 부여한 사람들에 대한 노여움이나 미움 또한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를 이해해줄 친구들이 그런 옳지 않은 외모에 대한 기준을 부여했다는 것은 화가 날 일입니다. 그 화를 폭력적이지 않은(예를 들면, 언급하신, 엽총이나 공기총은 제외해야 겠죠..) 방법으로 표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옳지 않은 부당한 일은, 시간이 지속되면 당연시 되기 마련입니다. 여성의 참정권도, 미국의 흑인 노예역사도, 그 부당함에 대한 거부가 시초였습니다. 아찌아지님이 겪고 계신 고통은, 자살을 생각하게 할 만큼 중요하고 힘든 일입니다. 이제는, 그 고통에 대해서, 그리고 그 부당함에 대해서, 표현하고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으시면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혹시라도, 더 말씀하시고 싶으시면 여기에 글 남기셔도 좋고, 전화 상담 주셔도 좋습니다.
마음연결 상담 전화는 070-4282-7943/7945, 월 ~토, 오전 11시 ~오후 7시 사이 가능합니다.
친구사이 마음연결 상담원 나미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