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는 오는 9월 8일부터 10일까지 홍대 프리버드에서 “위험한 레즈비언의 화려한 꿈”이라는 레즈비언 문화제를 연다.
퀴어문화제나 이반문화제, 인권문화제 등의 행사 안에서 기획된 것이 아닌, 독자적인 레즈비언 문화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레즈비언 참가자들이 직접 기획하여 레즈비언의 일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문화제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번 행사는 강연회, 토론회, 만화제, 영상제, 콘서트 등 다양한 기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 속에 존재했던 레즈비언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강연회로 문화제의 첫 테이프가 끊긴다. 토론회에서는 영화 라디오 미술 문학 풍물 웹진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레즈비언 문화활동가들과 함께 ‘레즈비언 문화운동, 지도 그리기’를 한다.
“L톡쑈(talk show)”에서는 1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세대의 레즈비언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의 삶의 계획들에 대해 대화하고 레즈비언들이 ‘누구와 함께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해 보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레즈비언 문화제에 출품된 레즈비언 영화, 만화, 일러스트들은 영상제 “찰칵찰칵! 스크린 안팎의 우리들”과, 만화제 “꽃보다 이반”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국내외 레즈비언 권리운동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미지 자료를 모아 보여주는 “L.scene”은 상설 전시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 주최하는 한국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www.lright.org)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레즈비언권리연구소, 이화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로 구성된 연대체로, 레즈비언의 독자적인 권리운동을 표방하면서 지난 2005년 5월 출범했다.
문화제 기획자인 유리씨는 “레즈비언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회에, 생소하기는 하나 레즈비언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 동안 소외되어온 레즈비언들만을 위한 최초의 문화제인 만큼 “편하게, 그리고 레즈비언으로서 자긍심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 활동가 나루씨도 이번 행사가 “레즈비언이 독자적으로 준비하는 것인 만큼 뜻 깊다.”고 말하며, 레즈비언 문화제와 “레즈비언 권리 찾기 운동을 연결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바램을 밝혔다. 홀로 창작에 몰두해왔던 레즈비언 문화창작자들과 문화운동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연대’로 레즈비언 권리를 찾아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바램을 반영하고자 레즈비언 문화제 마지막을 장식할 콘서트에는 문화제에 참가한 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영상물을 함께 감상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인터뷰에는 재즈댄스 전문가 코스를 막 수료한 이반(동성애자) 참가자, 최근 레즈비언상담소에 가입한 신입 회원들도 등장할 예정이다.
콘서트에서 태권도와 복싱의 믹스 ‘태보’를 보여줄 데조로씨는, 문화제를 그저 보는 입장이 아니라 참여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레즈비언 문화제는 나에게 너무나 특별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재미있는 코너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조이승미기자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