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ers for Bobby (2009), Russell Mulcahy시고니 위버
새벽에 눈물을 쏟게 만드는.
이 영화는 아무래도 동성애자를 자식으로 둔 부모와 가족들이 함께 봐야 할, 기존에 나온 영화 중 가장 드라마틱한 영화이지 싶네요. TV용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마지막판에 눈물샘을 펑 하고 터뜨리는 극적 구성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래도 실화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완성도를 흠결 내는 부분들이 적지 않지만, 미국 사회에 던지는 가장 격렬한 또 하나의 메시지임에 분명합니다.
80년대 초반, 20살 바비가 고속도로에서 떨어져 죽습니다. 자살한 거죠. 자신을 도저히 인정하지 못하는 엄마 때문입니다. 엄마는 많은 미국인들이 그렇듯, 원리주의적 기독교의 독실한 신자이고, 동성애는 무조건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요.
아들이 죽은 후, 정신적 충격에 헤매던 엄마는 생전에 아들이 보낸 책자를 빌미로 동성애에 관용적인 교회와 동성애자를 자식으로 둔 부모 모임 등을 두루 겪으며 원리주의적 기독교 관으로 교착화된 '성서 해석'이 얼마나 엉터리인 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몰이해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는 걸 이해하게 돼요. 자기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는 걸 고백하는 장면에선 눈물샘이 작렬.
이후 엄마는 남편을 비롯해 다른 자식들을 데리고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이 가족이 첫 번째로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장면입니다. 무지개 깃발 속으로 밝게 웃으며 걷는 시고니 위버의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그리고 이후 그 엄마는 평생 청소년 동성애자들을 위한 인권 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자막이 뜨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독버섯처럼 자라난 원리주의 기독교 때문에 많은 청소년 동성애들이 여전히 힘든 삶을 살아가죠.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리로이 아론은 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의 집이나 교회에서 '아멘'을 말하기 전에 생각하고 기억하세요. 아이들이 듣고 있습니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바비 그리피스와 그의 엄마 리로이 아론.
사무실 상영회 같은 거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