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istory Boys, 2006, 니콜라스 하이트너
소설도 있고, 연극도 있습니다. 연극이 유명하네요. 토니 어워드 6개 부문을 석권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은 배우들을 그대로 데리고, 이걸 영화화하기에 됩니다.
재밌습니다. 세간에는 영국판 '죽은 시인의 사회'로 통하는 모양인데, 사실 그보다는 몇 배 깊이가 있죠. 이 영화의 대사들은 주옥같이 세밀하게 다듬은 내공의 흔적이 역력해요. 詩, 철학, 역사, 문학 등 듣다 보면 머리가 아파올 정도로 아름다운 인용구들이 등장하고, 역사 해석에 대한 논쟁 역시 깊이가 상당합니다.
옥스퍼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역사를 공부한다는 내용인데, 그렇게 고루한 영화는 아닙니다. 여기에는 머리 속에 詩 인용구와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뚱뚱한 문학 선생님의 감성과 호모섹슈얼이 존재하고, 너무 젊어서 아름다운 그 나이 또래의 혈기와 동성애가 숨 쉬고 있거든요.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은 커밍아웃한 게이입죠. '조지 왕의 광기', '크루서블', 그리고 게이 둘과 여성이 함께 가족을 설계하는 영화 '내가 사랑한 사람'을 연출했는데, 간만에 메가폰을 들었군요. 그는 이 영화 속에서 남자 선생님들과 남자 제자들이 나누는 동성애에 관해 꽤 세밀한 주의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오, 럿지군, 어떻게 할 거니, 섹시한 녀석.
물론 이 영화가 장점만 눈에 들어오는 건 아니에요. 연극을 원료 삼아서 그런지 생략이 좀 있죠. 가끔 그게 부자연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좀 깊이감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고요.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Samuel Barnett의 목소리가 듣기 좋네요. 영화의 한 장면. 동년배 친구를 사모한 나머지 애타게 바치는 연가.
p.s
히스토리 보이즈는 국내에 '굿바이 에이틴'이란 제목으로 dvd 출시. 아울러 품절되었단 소식.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