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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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바우 2006-09-16 00:51:19
+3 941
그제.
벼락같은 소리를 들었다.

예전부터 알던 넘이 스스로 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리 친한 놈은 아니었지만, 종종 만나서 술도 마시고,
세상이야기도 하던 놈이었기에 깜짝 놀랐다.

형편이 어려운 상황인건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까진 잘 몰랐다.

그래도..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빈소는 한남동 순천향병원에 차려졌다.
매일 출퇴근때 마다 넘어다니던 한남대교.

그곳에서 그는 세상을 떠났단다.
가족들은 무엇이 그리 급한지,
하룻만에 화장을 하기로 했단다.

장례식장엔 여느 상갓집과는 달리 떠들썩함이 없었다.

그렇겠지.
호상이나 떠들썩하고 그렇지.

평소에 바빠 못보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마지막 가는 길에 우리들을 그렇게 다시 한번 엮어 주고 그는 떠났다.

그래도..
아무리 힘들어도..

스스로 떠나지는 말자.

잘가..
다음 생엔 좀더 편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칫솔 2006-09-16 오후 13:57

힘들 때는 시간이 느리게 가기도 하지만 무척 빨리 지나가 버리기도 하는 것 같아.
너무 힘들어서 머리와 몸이 떨어져 허해질 정도가 되면 한나절은 금방이더라고.
아마 그런 시간의 압축이 극에 달하면 끝에서 죽음을 만나 버릴 수 있겠구나 상상이됨.

김용식 2006-09-17 오후 23:11

지난주에 죽어뻔지고싶단생각을 일주일에 3번을 했다..철딱서니없는 사치스런 생각임을 알면서도..살아가는일이 왠지 그냥..힘든건지뭔지도잘모르겠다..불안,,초조,,아침에눈뜨는게 징글맞게 싫다..--- 이렇게 보냈고 있었는데요..정말힘든사람들한테 넘 죄를 짓는거 같아 죄책감이드네요..모두들 열심히 잘살아봐야겠죠?

차돌바우 2006-09-18 오후 20:45

저도 종종 눈을 감고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뭐 저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면목이 없지만요..
하지만.. 그 고통의 무게 라는게, 스스로 짋어 질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남들과 비교하는건 무의마 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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