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렸다.
땅은 촉촉히 젖었다.
비에 벗꽃잎이 떨어진다.
거리엔 꽃잎으로 덮혀 있다.
지난 주말 화사하던 벗꽃은 꽃잎을 떨구며 파릇한 잎을 내고 있다.
4월 19일.
어릴적 우이동에 살았던 나는,
매년 4월 19일 마다 최루탄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왜 매년 그날만 되면 학생들이 데모를 할까 의아해 했었다.
어느 해는 최루탄이 너무 매워 물에 씻었다가 더 따가워 혼쭐이 난적도 있었다.
종종 놀러 갔던 419탑엔 세개의 커다란 탑이 있었고, 그 뒤로 수 많은 무덤들이 있었다.
그 의미도 모른체, 나에겐 419탑은 그저 놀이터였을 뿐이었다.
머리가 굵어지고 나서, 그 의미를 알게 되었을때에도
여전히 학생들이 데모를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었다.
나중에서야,
독재에 항거해서 독재를 무너트렸지만,
또다른 독재때문에 학생들이 데모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젠, 대통령도 참배를 하고,
데모도 없지만,
여전히 419정신을 흩어트린 사람들이 활보하고 다니고 있으니...
419묘지에 가본지도 꽤 오래 되었다.
대학졸업 이후엔 거의 가본 적이 없는 듯하다.
아침에 흩날리던 꽃잎이 그날의 눈물인듯하여 마음이 짠하다.
정말 개인적인 일들에 파묻혀 419도 모르고 지나갈 뻔 했네요.
그나저나 비오니 삼겹살에 소주 한잔 생각난다... 그냥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