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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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2006-02-07 21:42:57
+1 612
1.
눈 온다. 눈 오는 날에는 골목길을 걸어야 한다.  눈이 쌓인, 사무실 들어오는, 모텔들의 사잇길도 어린애 기분을.  눈이 오니깐 방학 같다.  발라드 가수의 앨범을 틀어놓았다.  딩가딩가 거리고만 싶다.

2.
어떻게, 그가 우리 동네에 산다는 사실을, 그렇게 까맣게 잊고 살았었을까.  어젯밤 지하철에서 내려 개찰구로 올라가는 계단, 열 걸음 쯤 떨어진 곳에서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우르르 몰려가는 사람들 중에 맨 앞에서, 그의 지위답게, 고급으로 보이는 코트를 입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모습.  차는 어디다 두고 전철을 탔을까.  그는 이 전철역의 승강장 계단 입구 바로 앞에 서는 지하철 객차칸 출입문으로 재빨리 내렸을 것이다.  전동차의 몇 다시 몇에 서면 어느 역에서 가장 빠르게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는지, 몇 호선에서 몇 호선으로 갈아타기 제일 편한지, 주르르 외우고 있었으니까.

계단을 꽉 매운 채 우르르 올라가는 사람들 속에서 찔끔, 할 뻔했다.  오늘 수다를 떨다가 그의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교통카드를 삑 하고 찍고 나왔을 땐, 이미 보이질 않았다.

미안해. 노래를 들려주지 못해서.
언젠간 그에게 이소라의 노래, Curse를 불러주고 싶었다.
너를 생각하면, 이 노래는 수백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고.

http://blog.naver.com/dive7867?Redirect=Log&logNo=40017336487

우울한 마음과 늘 불안함과 또 포기의 시간들이
네 운명이기를
사랑할 때마다 일할 때마다 저 파멸로 향한 길이
네 앞을 밝히기를.

노플방지위원회 2006-02-08 오전 10:43

기름은 그래서 때론 무섭다. 물 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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