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결혼 대신 ‘시민 결합(Civil Union)’의 시대?
동성애 커플에게 이성 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동반자법(Civil Partnership Act)’이 5일 영국에서 발효된다. 동성 커플에게는 결혼(Marriage) 대신 ‘결합(Union)’이란 용어가 사용되지만 이들은 이제 세금, 연금, 유산 처리 등에서 이성 커플과 같은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새 법에 따른 최초의 동성애자 결혼식은 19일 북아일랜드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청혼한 뒤 2주간 청혼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결혼법 규정이 시민동반자법에도 들어 있기 때문. 잉글랜드의 경우 이틀 늦은 21일부터 동성애자 간 결혼이 가능해진다. ‘잉글랜드 최초의 동성애자 결혼식’을 유치하려는 지역 경쟁도 치열하다.
주민 16만여 명 중 4만여 명이 동성애자인 남부 해안도시 브라이턴은 동성애자 중에서도 약자로 꼽히는 여성 동성애 커플을 내세워 일찌감치 오전 8시로 결혼식 시간을 잡았다. 첫 결혼의 주인공은 여성 목사 데비 가스턴과 연인인 일레인 쿡 커플로 예정됐다. 런던 시내 유흥가인 소호 구역을 관할하는 웨스트민스터 구청도 같은 시간에 동성 결혼식을 개최한다는 맞불작전에 나섰다.
새 법의 발효에 따라 영국에서는 5년 이내에 1만1000쌍의 동성 부부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팝스타 엘튼 존(58)을 비롯해 조지 마이클(41) 등 유명 인사들도 속속 공식 동성애 가정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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