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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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 2013-02-08 02:01:33
+14 1321
수술한지 4주가 넘었다. 
벌써 4주가 넘었다니 쏜살 같다는 표현이 딱 맞다.
아파서 죽을 것만 같던 시간들도 지나고
얼굴이 호빵처럼 부어 올라 호빵맨이 되었던 시기도 지나고
이젠 체력이 좀 딸리는 것 말고는 큰 지장은 없는 그런 상태가 되었다. 
호빵맨에서 복어 같은 얼굴을 지나 지금은 사각턱이 되어 있지만 말이다. ㅋㅋ

아직은 거울을 통해 보이는 내 얼굴이 낯설고 이상하기만 하다.
이 얼굴 그대로 살아야 한다면?
허걱, 그건 절대로 아니되옵니다!!!
오늘은 교정과 선생님께 "붓기 다 빠지면 얼굴 괜찮을까요?"하고 물었는데,
선생님께서 "수술 잘 됐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다행인 것은 사각턱이 된 얼굴을 보고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 본다는 것.
너무 다른 얼굴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붓기가 다 빠지려면 적어도 3개월 길면 6개월도 걸린다고 한다.
그동안은 사각턱을 달고 살아야 한다. ㅠㅠ

2월 5일부터 15일까지 베를린에 출장을 왔다. 
이 얼굴로 외국까지 오다니 참!
베를린에선 마스크 꼭 쓰고 한국 사람들은 절대, 아무도 만나지 않을 생각이다. 
거리에서 우연히 부딪히더라도 모른채 해야지. 
암, 그래야지!

작년에 베를린에서 <라잇 온 미>를 처음 보고 너무 좋아서 수입을 했다. 
올해엔 <라잇 온 미>보다 더 좋은 영화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그나저나 베를린에서 아프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의사선생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약간 걱정이 된다. 
외국에서 아프면 안 되는데 말이다. 
그래도 그동안 집에만 콕 박혀 있다가 베를린에 오니 설레기도 한다. 
난 아직 철이 없나 봐. ㅋ

베를린.
통일 독일의 수도, 서울보다 위도가 높은 도시.
베를린에 네번째 오지만 매년 추웠던 기억이 있다. 
내게는 추운 도시 베를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의 멋진 광경을 추억으로 지닌 도시 베를린. 
베를린에 잘 도착했다. 
긴 비행 시간으로 인한 피로와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서 많이 피곤하지만 그래도 살만하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영화를 본다. 
1년 중 가장 영화를 많이 보는 시기인 것 같다. 
특히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신작 퀴어영화를 몰아서 보는 시간.
벌써 신난다.^^

베를린에 잘 다녀 올 때까지 다들 무탈하시길!

기즈베 2013-02-08 오전 02:34

베를린이란 도시를 가볼지 않았으니 막연한 느낌인데.

형 이야기를 들어보니 길을 잃고 헤메이는 베를린의 겨울남이 되고 싶네요. ㅋㅋㅋ

잘 다녀오세용. 맛있는 것도 좀 드시고요.

김조광수 2013-02-09 오전 01:15

베를린은 곰이 상징이라서 네가 여기 와서 길을 잃고 헤메는 겨울 남이 된다면 아마도 망부석처럼 곰이 되어 거리에 서 있지 않을까 싶구나.

노디 2013-02-08 오전 05:32

잘다녀오세요. 따끈따끈한 넘들로 눈호강하시니 부럽사와요~ㅋ

김조광수 2013-02-09 오전 01:16

영화 보는 것도 일이 되는 순간부터 그저 일이 되는 마법에 걸리죠. ㅋㅋ

2013-02-08 오전 07:37

급 궁금한게 있는데용 베를린영화제에서 영화자막은 영어자막만 뜨나요? 아니면 각 외국어로 이어폰으로 더빙이?? 문득 궁금해서요 ㅋ

김조광수 2013-02-09 오전 01:17

자막은 영어자막만. 나처럼 영어 못하는 사람은? 그저 울면서 보지요. ㅋ

damaged..? 2013-02-08 오전 10:09

여기보다 덜 춥다니 다행이네요 ^.^
시차 적응 잘하시고, 따뜻하게 주무세요.
식사하기 불편하지 않으시면 좋겠네요.
좋은 영화 많이 보셔서 힘 받고 오시길.... 홧팅! ^ㅁ^/

김조광수 2013-02-09 오전 01:20

서울보다 춥지는 않아서 지낼만 해. 먹는 것도 국수 종류를 그냥 대충 씹어서 삼키고 있는데 그것도 그럭저럭 괜찮고. 다만 가끔씩 마스크를 벗고 방심하다가 한국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어서 그게 싫다는! ㅠ

박재경 2013-02-08 오후 18:23

건강조심하세요

김조광수 2013-02-09 오전 01:22

ㅇㅇ 감기도 안 걸렸고 시차도 조금씩 적응하고 있어서 아플 것 같지는 않아.^^

KraftigWALD 2013-02-09 오전 03:41

근데 거긴 상대적으로 한국사람들 적을것같은데, 영화제 하면 영화에 관계있는 사람들이 한국인들이 되게 많이 가나봐요ㅎㅎ
암튼 그래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ㅋㅋ
글고 베를린은 겨울습한가요??ㅋㅋ

김조광수 2013-02-11 오전 05:44

눈 많이 와서 습한 편이에요. 베를린영화제에는 영화를 사고 파는 유로피안필름마켓이 있어서 영화인들이 많이 오는 편이죠.^^

카이 2013-02-09 오전 07:44

이맘때면 베를린에서 퀴어 영화제가 열리나 보군요.
그럼 나중에 기회되면 이 시기에 맞춰서 여행 간다면 금상첨화겠어요.건강 조심하고요 두달후엔 인천시민이니 그땐 자주 뵐게요.

김조광수 2013-02-11 오전 05:47

베를린퀴어영화제에 온 것은 아니고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온 거야. 베를린에는 퀴어영화에 따로 상을 주는 테디베어상이 있어서 다른 영화제에 비해 퀴어영화가 많은 편이야. 매일 4~5편의 영화를 보는 중. 인천으로 이사 오면 자주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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