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한지 4주가 넘었다.
벌써 4주가 넘었다니 쏜살 같다는 표현이 딱 맞다.
아파서 죽을 것만 같던 시간들도 지나고
얼굴이 호빵처럼 부어 올라 호빵맨이 되었던 시기도 지나고
이젠 체력이 좀 딸리는 것 말고는 큰 지장은 없는 그런 상태가 되었다.
호빵맨에서 복어 같은 얼굴을 지나 지금은 사각턱이 되어 있지만 말이다. ㅋㅋ
아직은 거울을 통해 보이는 내 얼굴이 낯설고 이상하기만 하다.
이 얼굴 그대로 살아야 한다면?
허걱, 그건 절대로 아니되옵니다!!!
오늘은 교정과 선생님께 "붓기 다 빠지면 얼굴 괜찮을까요?"하고 물었는데,
선생님께서 "수술 잘 됐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다행인 것은 사각턱이 된 얼굴을 보고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 본다는 것.
너무 다른 얼굴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붓기가 다 빠지려면 적어도 3개월 길면 6개월도 걸린다고 한다.
그동안은 사각턱을 달고 살아야 한다. ㅠㅠ
2월 5일부터 15일까지 베를린에 출장을 왔다.
이 얼굴로 외국까지 오다니 참!
베를린에선 마스크 꼭 쓰고 한국 사람들은 절대, 아무도 만나지 않을 생각이다.
거리에서 우연히 부딪히더라도 모른채 해야지.
암, 그래야지!
작년에 베를린에서 <라잇 온 미>를 처음 보고 너무 좋아서 수입을 했다.
올해엔 <라잇 온 미>보다 더 좋은 영화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그나저나 베를린에서 아프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의사선생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약간 걱정이 된다.
외국에서 아프면 안 되는데 말이다.
그래도 그동안 집에만 콕 박혀 있다가 베를린에 오니 설레기도 한다.
난 아직 철이 없나 봐. ㅋ
베를린.
통일 독일의 수도, 서울보다 위도가 높은 도시.
베를린에 네번째 오지만 매년 추웠던 기억이 있다.
내게는 추운 도시 베를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의 멋진 광경을 추억으로 지닌 도시 베를린.
베를린에 잘 도착했다.
긴 비행 시간으로 인한 피로와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서 많이 피곤하지만 그래도 살만하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영화를 본다.
1년 중 가장 영화를 많이 보는 시기인 것 같다.
특히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신작 퀴어영화를 몰아서 보는 시간.
벌써 신난다.^^
베를린에 잘 다녀 올 때까지 다들 무탈하시길!
베를린이란 도시를 가볼지 않았으니 막연한 느낌인데.
형 이야기를 들어보니 길을 잃고 헤메이는 베를린의 겨울남이 되고 싶네요. ㅋㅋㅋ
잘 다녀오세용. 맛있는 것도 좀 드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