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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성 2010-03-07 08:55:12
+1 754
저는 안양에사는 스물 세살청년입니다. 게이죠..ㅋ

제 관념이 잘못인지 판단이라기보다는..조언을 구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여태껏 남자를 사겨보거나 남자와 관계를 맺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뭐..스물 셋씩이나 되서 한번도 없다 그러면 거짓말이라고하거나 아님 무슨 문제 있냐는 말이 대부분..

그러나 저는 대한민국 건장한 청년입니다. 다만 남자를 좋아할뿐이죠;;..

어찌됐든.. 오늘 온라인에서 알게된 게이 친구를 만나서 이태원쪽에 게이바를 처음 가보게되었습니다.

가서 처음보는 광경도 많았고 신기한것도 많아서 재미는 있었습니다.

근데 그 게이친구나 게이바에서 일하는 언니(이렇게 부르더라구요;;..)가 그러더군요

"여태껏 한번도 안해봤어?? 에휴.. 이태원 쪽에 있는 찜방(휴게텔?) 한번가." 그러더라구요.

같이 있는 내내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뭐 저도 처음엔 한번 경험을 해보려고 원나잇상대를 찾아서 모텔 앞까지 가서는 제가 퇴짜를 놨습니다.

도저히 처음 보는 상대랑은 못하겠더라구요;;.. 그렇게 계속 계속 안하다보니깐 요근래 들어서

생각한것이 어차피 경험 하는 거 늦은거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고 싶다는 맘이 생겨서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그런데 주위에서 하는 말들이 "이쪽(이반)사람들은 다들 원나잇? 일회용?

이거지 진짜 사랑 없어. 니 생각을 조금 바꿔보는게 좋을거 같다." 이렇게 말하더군요;;..

흠.. 솔직히 남자와 여자가 사귈 땐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남자와 남자가 사귈 때는 제 관념,생각이

들어맞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고있어요;;..ㅋ 그래서 당장이라도 일회성 만남을 가질까..

아님 한국인 특유의 오기로 제 생각대로 끝까지 밀어부칠까.. 너무 헷갈립니다.

흠..두서없이 썼으나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언 부탁드릴께요;;..

가람 2010-03-08 오후 18:56

안녕하세요? 친구사이 상담팀 가람이라고 합니다. ^^

먼저, 스물세 살인데 한 번도 남성과 사귀어 보거나 성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그것이 이상하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삼십대가 넘어서 처음으로 연애하고 자보고 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주변에 그런 분들이 적지 않아요. 물론 10대 때부터 성적인 접촉이나 누군가를 사귀면서 게이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몇 살 때 처음 해 보았나'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성애자들도 서로 다른 시기에 다른 경험들을 하고 그러잖아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다'는 것도 지극히 나쁠 것 없는 자연스러운 마음일 것입니다. '이반들은 모두 원나잇만을 원한다'는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지속적인 연애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같이 오래도록 만나고 싶고 같이 살고 싶고 그런 게 당연한 일이지요. '이반들에게는 사랑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호모포비아인도 모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원나잇'만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비난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겠지요. 자신의 뜻대로 성적인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문제라고 할 것은 아니니까요.

님의 관념은 스스로 느끼고 계시다시피 잘못된 것도 아니고, 혼란스러워 하지 않아도 괜찮은 듯합니다. 친구사이 같은 단체나 이반 동호회 등의 모임에 자주 참여하면서 다양한 게이들을 만나보다 보면, 그중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고 서로 마음이 맞으면 자연스럽게 연애도 하게 될 거예요. 오프라인 활동을 늘리면서 이반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친구들이 생기다 보면 소개팅도 들어오고 ^^ 또 그 친구의 다른 친구들도 만나게 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한 발짝 더 나오셔서 좋은 관계를 찾아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상담이 도움이 되었길 빕니다. 더 궁금하신 것이 있거나 상담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상담글을 올려주세요. ^^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