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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노 2007-02-19 05:43:50
+4 2486
skin/mad_in_v2/images/in_ok.gif 이제 고3이 되는 학생입니다.

저는 얼마까지만 해도 동성애자라고 확신했습니다.

연예인들을 봐도 동성에게만 끌리고 친구들 중에도 잘생긴 애를 보면 괜히 더 눈길이 가고

사랑까진 아닌 듯 하지만 호감을 갖는 상대도 있습니다.

이런 말 하기 민망하지만 가끔 동성애 영상을 받아서 보기도 합니다 OTL

그런데 네이버 지식인을 둘러보니 이런 현상들이 청소년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동성애자 일까요?
뭐 테스트라든가 그런 것은 없나요? 이곳 저곳 사이트를 둘러보아도 안보이더라구요.

동성애자라는 것을 확신할 때도 참 힘들었지만 아닐 수도 있다고 하니 이것도 너무 혼란스럽네요.

게시판 성격에 조금 안 맞는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답변 부탁드립니다.


물이불 2007-02-19 오전 07:34

많이 혼란스러우시겠군요.

우선 원론적으로, 성정체성은 동성애/이성애로 딱 나누어지지는 않고, 개인 차원으로도 인생을 살다보면 변할 수도 있어요. 동성애가 '청소년기에 일시적 증세일 수 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긴 하지만, 동시에 동성애를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것으로 보는 시선을 전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정체성은 어떤 테스트나 객관적 기준으로 정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동성애자로 정체화하기에 달려있지요.

자신의 정체성을 급하게 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성애자이건 동성애자이건 비정상이고 옳지 못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동성/이성 친구에게 호감을 갖고 동성/이성 섹스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자신이 동성애자이건 이성애자이건 혹은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건 잘못된 것은 아니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세요. 좀 더 경험이 쌓이다보면 자연스레 정체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체성에 대해 너무 많이 혼란스러워 마시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고, 또한 청소년 시기에는 성정체성 고민 외에도 해야할 중요한 일들이 많다는 것도 같이 생각하시는 게 좋겠네요

스노우맨 2007-02-20 오후 13:08

좀더 경험담 쪽으로 빠지면,

보통 중학교정도 것도 남학교만 쭉 다니는 곳에서 많이 생깁니다.
호기심도 있고, 젊은 나이에. 그때는 본인이 뭘 하는 지도 잘모르니까요.

남자끼린데 키스가 뭐 어때.
남자끼린데 만질수도 있지뭐.
남자끼린데 보는게 뭐 어때서.

청소년때는 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면서 남자끼리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이런 식으로 변화 하는 거죠 보통 일반일 경우)

호기심에 깊게 빠지면 새로운 세계가 너무 좋고,
남자에게 처음 해보는 배려와 처음 받는 배려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늘게 됩니다.

예전예 얼핏 들었는데 청소년 시기때 50%? 정도 인가 암튼.. 한번씩 그런 걸 느끼고 경험해 보았다는 설문조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알게 될겁니다.
고3이시니 학업에 열중 하시고 대학 입학하면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해봐서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여자와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여자에게 배려를 하고 받는게 좋을거 같은지..
남자와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남자에게 배려를 하고 받는게 좋을거 같은지..

두가지중 같은 말이지만 대상에 따라서 어느쪽이 더 거부감이 없는지를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
*멋있는 남자가 보이면 눈이 돌아가고 빤히 쳐다본다.
*저 남자의 몸매는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남자가 귀여워 보이거나 유난히 멋있어 보일때가 있다.
*남자와의 경험을 해보고 싶다.
*남자와 전화통화로 사랑이야기를 나누었을때 거부감이 안생길거 같다.
*남자와 데이트를 했을때 즐거울거 같다.
*남자와 오래 사귈수 있을거 같다.
--------
위에는 맞는지 아닌지를 물어보는게 아닙니다. 남자를 특히 강조해서 거부감이 생기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거 입니다. 거부감이 안들었다면... 어쩌면... ~....

유린아 2007-02-22 오전 00:55

고3--;;;;;;;;; 이런망 해서 미안하지만... 공부나하세여...
지금은 공부를 할떕니다 ! 동성애 이성에 이런것은 수능 끝나고도 올마든지 밝혀낼수있어요 !
그리고 님은 제가 보기엔 동성애가 맞습니다 !
고3이라면 사춘기가 끝날시절이져.
사랑은 수능 끝나고하시고 지금은 공부하세여 !

단비 2007-02-24 오전 09:22

카노님...
얼마나 힘이 드실지 짐작이 갑니다.
수 많은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자아를 발견해 나가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어려운 일임을 공감합니다.
성 정체성의 가치관 혼란은 30대나 40대의 어른들에게도 그리 만만한 문제는 아닌데,
한참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
그 답답함과 불안함... 등이 어떨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뭐... 그저 막연하기만한 짐작은 아니구요... 저도 비슷한 시절을 경험했던터라... ^^;;;;)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00% 동성에게만 끌리는 사람들을 [동성애자 그룹]이라고 하고,
100% 이성에게만 끌리는 사람들을 [이성애자 그룹]이라고 하고,
50 대 50으로 동성과 이성에 끌리는 사람들을 [양성애자 그룹]이라고 가정해 볼 수 있다면...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세요.
[동성애자 그룹]과 [양성애자 그룹], [이성애자 그룹]을 동일 선상에 올려 놓고,
본인의 위치가 어느 그룹에 가까이 있는지를 발견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카노님의 몸과 정신의 위치가 [동성애자 그룹]에 가장 가깝다면
동성애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 그룹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면 아직은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카노님...
본인이 동성애자임을 확신하며 사는 사람들 중에도
이성과의 관계를 맺어 본 사람들이 꽤 된답니다.
모든 것이 지그 당장 명확해 진다면야 좋겠지만, 때로 어떤 것들은 시간이 지나야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것들은 시간이 지나서 해결되어야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사안을 갖고도 당연히 사람마다 명확해 지는 방법이나 시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마시고,(조급함은 늘 답답함과 불안함을 동반합니다.)
우선은 본인의 현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면 어떨까 합니다.

동성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만나시고, 이성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만나시길 바랍니다.
어떤 때는 그런 여유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 주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움... 그리고... 한가지 고민에 지나치게 빠져있는 것도 좋지 않지만,
고민을 방치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른 면에서 볼 때, 고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몸과 정신이 건강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삶에 방해가 될 정도로 지나친 고민은 삼가하고,
스스로의 행복한 인생을 위해 고민하는 2007년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