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께서 파전이 잘 됐다고 막걸리 하나 사서 처가댁에 들리라고 하셨다. 약주도 잘 못하시는 분이 가끔 그러신다.
오늘도 두잔 드시면 금방 주무실 게 분명하다.
그럼 난 텔레비젼 시청을 할 테고, 집사람과 장모님의 수다가 끝나길 기다려야 한다.
차로 30분 거리니 크게 부담스러운 건 아니다.
역시나, 장인어른께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와 막걸리 두 잔을 드시고 피곤하시다며,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남은 막걸리를 홀짝거리며 텔레비젼을 켰다.
장모님이랑 집사람은 애를 데리고 작은방으로 갔다.
거실에 혼자 남겨서 텔레비젼을 봤다.
작은 방에서 집사람 웃는 소리가 들린다. 뭔가 재미있나 보다.
궁굼해 하려는데, 집사람이 방안에서 나와서 작은 책을 보여 준다.
일기장 같다.
"이거 뭔데?"
"내 동생 일기장"
"처제 일기장을 왜?"
"여기 한번 읽어 봐. 당신 처음 본 날 쓴 거야"
"이런 거 봐도 돼?"
"글쎄 한 번 봐"
남의 일기장 같은 걸 봐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지만, 집사람의 집요한 권유 때문에
처제의 일기장을 건네받아 집사람이 펴준 페이지를 봤다.
나를 처음 본 날, 쓴 일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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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가 미친것 같다 -
출처 slr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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