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잘 지키는 나는 시간 맞춰 9시에 사무실에 도착했지만 신윤동욱이란 사람이 늦기에 한참을 기다려야 했어요.
덕분에 이런(요따우?) 사진을 보며 기다려야했지요.
결국 신윤동욱은 한 시간이나 늦게 왔지만 사과 한마디 없더군요. 쳇! 어쨌든 출발~
자유로를 달려 나무가 많은 곳을 지나왔어요.
논도 지나고...
철탑이 보이는 다리도 건넜지만 목적지는 멀기만 했지요.
길을 몰라 헤매고 있었지만 군부대 앞에선 모두 꺅~ 하고 소리를 질렀지요. 거짓말이지만...
친절한 동네 주민에게 길을 물어봤더니 한참을 설명하셨어요.
그러나 쭉 가라는 말밖엔 앞에 앉은 길치들은 못 알아들었지요.
이발소도 지나고...
밭도 지났지만 목적지는 알 수 없었어요.
결국 또 동네 주민에게 길을 여쭤야만 했어요.
운전자 기용과 앞 좌석의 개말라는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는 듯 했지만 알고 보니 둘은 다 길치였답니다.;;
그래요. 고생길이 훤히 열린 거죠.
조금 가다 길치인 개말라는 또 동네주민에게 길을 물어봤어요.
하지만 역시 길을 잘못 들었지요. 사진엔 없지만 자동차가 진흙길에 빠져 빼내느라 옷도 버려가며 한참을 고생했답니다.
자동차가 조금 퍼져 오르막길은 차에서 내려 걸어 올라갔답니다.(우리는 연약한 호모인데 말이죠)
어찌어찌하여(누구누구 땜에 고생고생하며) 수목장 장소에 도착했어요.
행사는 한 참 진행 중이었어요.
나무가 비를 머금다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옷이 젖었지만 나무와 낙엽 냄새는 좋았어요.
그렇게 조용히 추모식은 진행됐지요.
기도를 하는 시간에 고개를 숙여 땅을 보니 이런저런 준수형 생각이 나더군요.
절도했어요. 저건 누구의 엉덩이인지 모르겠네요.
이 엉덩이는 누군지 기억해요. 약속 1시간 늦은 신윤동욱이 좋아하는 가람이의 엉덩이죠.
수목장 마지막 식순으로 찬송가 사랑은 오래참고~ 를 불렀어요.
사진에 준수형 얼굴이 참 젊어 보이더군요. 하긴 30대 중반에 일찍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준수형 사진을 보자기에 고이 싸고 다른 제기들도 정리를 했습니다.
이곳이 준수형 유골이 묻힌 곳이랍니다.
이후 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우유부단한 길치들 때문에 식 중간부터 참석해서 조금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꽤 맑은 수목장 추모식이었어요.
날씨는 흐리고 비가 왔지만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