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 갔을 때와 비슷하게 갔습니다.
뭔가를 바랐지만, 동시에 무엇도 바라지 않고.
뭔가를 기대했으나, 동시에 무엇도 기대하지 않고.
나 자신이 무엇을 바라는지도 모른 체 문을 두드리고, 열었습니다.
'어쩌면...'
그 어쩌면 다음의 말줄임표에 무엇이 감춰졌는지 나 자신도 알지 못한 체,
막연한 기대와 불안감을 품고서.
그리고 감상.
...역시나 별 건 없었습니다.
아니 뭐, 딱히 기대하고 간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상상은 해봤는데(무슨 상상?)
역시 픽션과 현실은 비교해봐야 현실이 울부짖는다는 확인만 하고 왔습니다. 예예.
카운터-랄까-에 한 사람만 있고, 아무도 없더군요. 아 이건 친구사이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느낀 황량함과 비슷하다...
내가 들어간 시간대가 잘못됐기도 했지만(오후 4시 정도? 다들 한창 바쁠 때죠) 원래 사람들이 그다지 많이 오진 않는다고 하더군요. 보통 하루에 3~4명 정도만 온다고.
적당히 컴퓨터 하다가, 잡지도 읽고, 의미없이 사색-내가 왜 여깄지-도 하면서,
그렇게 3시간 정도 때우다 그곳을 나섰습니다. 나중에라도 저녁 되면 사람 좀 오지 않을까... 했지만 안오더군요. 왠지 좌절.
나와서 근처 bar라도 가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미성년자 적의 기분이 남아 입구에 들어서자 반사적으로 오그라들어 결국 들어가지도 못하고 자체퇴장. '문 너머는 미지의 세계' 뭐 그런 거냐? 싶기도.
무엇보다도, 한 걸음 더 가면 더 이상 물러나지 못한다- 돌아갈 수 없다-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게 무슨 의민지는 지금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때쯤 집에서 전화가 와서 돌아가야 했기도 했구요(나는야 바른생활 사나이)
한번쯤 청춘-이란 표현은 싫지만-을 만끽하며, 끓어오르는 피에 취해 제멋대로 거리를 헤매, 입에 담는대로 내쏟고, 울고, 웃고, 사람들과 대화도 하는, 그런 정처 없이 헤매는 젊은이 같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그걸로 7시 30분, 12시 마법에서 풀려난 신데렐라처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꿈이라 생각하고, 현실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아득한 한탄과 절망에 휩싸여서.
전 언제쯤 '진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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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님처럼 황량함을 느끼면 ... 슬플꺼 같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