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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일 감독 "디워는 영화가 아니다" 파문
[뉴시스 2007-08-04 10:48:53]
【서울=뉴시스】
영화감독 이송희일(36)씨가 심형래(49) 감독과 영화 ‘D-워’그리고 그것이 소비되는 상황에 쓴소리를 했다.
퀴어영화 ‘후회하지 않아’를 연출한 이송 감독은 “‘디워’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할리우드적 CG, 미국 대규모 개봉 등 ‘디워’를 옹호하는 근거의 핵심축들은 박정희 시대의 수출 역군에 대한 자화자찬식 뉴스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디어에서 강조되는 심 감독의 열정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디워’ 제작비 700억원이면 맘만 먹으면 난 적어도 350개, 혹은 퀄리티를 높여 100개의 영화로 매번 그 열정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700억은 커녕 신용불량자로 추적명단에 오르면서 카드빚 내고 집 팔아서 영화 찍는 미친 열정의 본보기에 관한 예를 늘어놓을 것 같으면 천일야화를 만들겠다”고 한국 독립영화계의 현실을 대비하기도 했다.
“충무로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아서 영화를 찍고 누가 누구를 천대했다는 건지”라며 충무로가 자신을 배척한다는 심 감독의 하소연을 달리 해석했다.
“바보 심형래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는 심형래의 아우라와는 하등 상관이 없고, 그저 기존 충무로에 대한 환멸이 투영되어 있으며, 바보는 여전히 바보로서 시민들에게 충무로에 대한 환멸의 근거를 제공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바보 전략은 바보 아닌 것들을 비난하며, 서로를 바보, 바보 애정스럽게 부르다가 끝내는 정말 바보가 되어 선거함에 투표용지를 몰아넣거나 친절하게 호주머니를 털어 영화 티켓값으로 교환해주는 바보 놀이, 즉 아주 수완 좋은 훌륭한 마케팅이라는 것이다”고 짚었다.
심 감독을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와 비교하기도 했다. “코미디언 출신이면서 B급 영화들을 만들어낸 두 사람의 차이는 영화를 시간과 공간 내에서 사유하는 방식에 있다”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스스로조차 정리가 안 되어 있다면, 그 아무리 입술에 때깔 좋고 비싼 300억짜리 루즈를 발랐다고 해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는 주장이다.
영화를 애국심으로 보는 현실도 우려했다. “영화는 영화이지 애국심의 프로파겐다가 아니다”는 구분이다. “평론가들 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악다구니를 쓰는 애국애족의 벌거숭이 꼬마들을 지켜보는 것은 한 여름의 공포”라면서 자신의 글이 불러올 파장을 인식했다.
과연, 이 글이 올라온 인터넷 사이트는 네티즌들의 항의방문으로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관련사진 있음>
강수윤기자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