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뭐랄까. 게시판이 얼어붙은 것 같다. 글이 올라오지만, 무언가 이상하다. 아마 나의 감정이 게시판에 투사된 것일 게다.
2.
이송희일 효과가 좀 있나보다. 접속자가 꽤 있다. 평일 이 시간에 접속자 수가 이 정도 많은 걸 보면(아, 방학이라는 것을 잊었던가? ㅎㅎ) 이 이송희일이 있는 단체가 어떤 덴지 구경하러 오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 형, 훌륭해요. 덕분에 우리도 떴어.
3.
<디 워>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 그것이 개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고 추앙을 받던 블로그이건, 또 개인 홈페이지에서건, 온갖 상소리를 듣는다. 한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해댄다. 이걸 사람들 말마따나, 어찌 광풍이 아니라 할 수 있으리오? 아마 그 댓글을 쓰는 사람 중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이미 또 앞으로 불안정 노동에 시달릴 것인데, 이랜드 노동자의 싸움에 이런 지지 댓글 열풍은 없었다.
사실 난 이해가 간다. 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사회에서, 삼성전자에서도 사고가 났다는데 이러다가 한국 망하는 거 아닌가 하면서, 안 그래도 불안한데 더 불안해지는 것 아닌가 생각 드는 판에, 미국에서 천 개 넘게 스크린을 잡아 개봉을 하다니, 이거 한국 경제 만만세 하게 생겼다. 게다가 영화를 보니 뿌듯해서, 감독의 눈물을 보니 자기 일인 마냥 애처러워져서, 나도 저렇게 살아가는데 나도 앞으로 감독처럼 잘 될거야 생각돼서, 어찌 지지를 하지 않겠는가. 결국에 감독은 바로 나 자신이 된다. <디 워>와 그 감독에 대해 비판을 하면 그것은 자신에 대한 공격이 된다. 이 슈레기 같은 세상에 꾹꾹 누르고 있던, 희생양을 찾아, 용이 못 되어 스멀스멀 이무기처럼 기어다니던 자신의 분노가 눈을 뜬다. 가자, 돌격 앞으로!
그런데 말이다, 그거 좀 들여다보면 꿈이다. 이랜드 여기저기 인수합병해서 만만세하고 있을 때 더 잘 나가기 위해서 직원들 자른다. 그게 현실이다. 영화 한 편 보고 해소될 일이 아니다. <디 워>를 보면 오히려 슬퍼져야 되는 것 아닌가. "이 세상에서 우리가 용이 될 수 있을까?"
4.
음 근데 저기요, 700억 투자 받은 거 보면 피해자는 아닌 것 같거든요? 충무로 최대 배급사 중 하나인 쇼박스에서 물량공세로 개봉하는 거 보면 충무로에서 왕따당한 건 아닌 것 같거든요? 다른 감독이 열정 없는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순수 국산 기술력이라고 하지만 할리우드 인력들 꽤 많이 있거든요? 그거 영화 잘 보면 좀 별로인 데도 있잖아요? 라고만 해도 욕을 먹는다. 음. 근데요, 틀릴 말인가요? 아 맞다. 맞아도 초치는 얘기이니까? 초치긴요. 뭐 영화 잘만 나가는데. 자랑스러우면 또 열심히 보고 홍보하면 되잖아요. 그거 가지고 누가 뭐래요? 한번 생각해 보시라는 거지 뭐. 악플 달면 오히려 이상해서 사람들 안 봐요. 악플 다는 게 오히려 초치는 거죠 뭐.
5.
어쨌건, 다 아는 얘기다. 다 아니깐 안 해도 되는 얘기인데, 게시판이 좀 얼어붙은 것 같아서. 이상한 댓글 올라오는 거 귀찮아서 말 않는 것 같아서. 우리 그냥 예전처럼 놀아요. 게시판에서 딩가딩가. 악플러가 와도 딩가딩가. 우리 회원이 네이버 1위하고 또 다른 회원은 뉴스 검색 실시간 검색어 1위하고 축하할 일들도 많은데 ㅎㅎ
오늘의 결론 : 친구사이도 네이버 1위에 좀 올려보자. 이명박 동성애 혐오 발언을 1위에 올리려 해도 그렇게 안 되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