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피스톨, “혐오범죄로부터 자기방어” … 전미총기협회도 지지
2007-04-25 오후 2:12:11 게재
미국의 한 단체가 동성애자들의 총기소지를 장려하고 나섰다.
문제는 전미총기협회(NRA)가 이들을 지지하고 있는 것. 정작 좌파성향이 강한 동성애자들 보다 백인 중산층들이 그들의 총기소지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미국 온라인 일간 ‘알터넷’이 보도했다.
2000년 미국 보스톤에서 ‘핑크피스톨’(분홍권총)이란 단체가 탄생했다. 절대자유주의운동가 더글라스 크릭에 의해 탄생한 이 단체는 동성애자들과 성전환자가 동성애혐오범죄로 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기를 소지하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반쯤은 사격연습 동호회이고 반쯤은 정치운동단체인 ‘핑크피스톨’의 슬로건은 ‘총기를 가진 동성애자는 구타당하지 않는다’, ‘너의 총기로 저항하라’이다.
이 단체는 창립이후 미국 전역에 40개의 지부를 만들면서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산호세 지부를 이끌고 있는 성전환자 닉키 스톨라드는 “핑크피스톨이 열망하는 것은 아무 걱정없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모든 미국인들의 권리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총기를 소지할 권리는 기본권일 뿐 아니라 일종의 생명보험”이라고 강조했다.
스톨라드 지부장은 전미총기협회(NRA)가 동성애자들의 총기소지를 장려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내부에서 견해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미총기협회(NRA)가 우리를 지원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그녀의 발언에 곤란에 빠진 NRA는 애슐리 바너 대변인을 앞세워 “우리는 미국의 총기법에 따라 모든 미국인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하는 것이지 특정 단체의 권리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핑크피스톨’ 창립자 크릭은 동성애자들의 총기소지 장려에 반대하는 것은 보수주의자들이 아니 동성애자들 자신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는 미 중산층 백인 기득권자가 주축을 이루는 총기소지 옹호론자들로부터는 적지않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정작 동성애단체들은 우리를 거부했다”고 털어놨다.
미국에서 가장 큰 두 동성애 및 성전환자 단체인 ‘인권연합’(HRC)과 ‘레스비언과게이부모와친구들’(PFLG)은 동성애자의 총기소지 의무화 주장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더글라스 크릭은 “많은 동성애 단체들이 좌파적 성향을 띄고 있다. 이들은 총기가 유해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방문했을 때 이들 단체들은 이미 입장을 굳힌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공화당의 게이레스비언단체인 ‘로그캐빈레푸블리칸’의 스콧 터커 대변인은 “핑크피스톨은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아직 기존 정치 범주에 속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총기소지를 포함한 모든 문제에서 동성애자들은 여전히 양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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