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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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안팔리나 2006-11-29 00: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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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깊이가 없이 얕디 얕은 지도교수의 쓰레기 같은 3시간짜리 강의를 듣다가
저게 교수인가 하는 생각에 수업이 지겹기도 하고, 안 팔리는 인생이 한탄스럽기도
하여서 그동안 차인 남자의 수를 헤아려 보았다.

사실, 지가 떽떽한 '남성'이라고 주장하긴 하지만, 늘상 원장님이나 뭇언뉘들에게
'미친 X, 줄줄 새는 줄도 모르고...'라고 핀잔을 먹는 모 여인의 말에 따르면
10번 정도 찍어보면 한 넘정도는 넘어온다는 말이 최근에 귓가를 멤돌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초의 찝적거림에서부터 나와 감정적으로 얽혀있는 사람들을 차근차근
헤아려보니 꽤나 많은 수의 바지씨들이 뇌리를 스친다.

최초에 성적으로 찝적댔던 것은 국민학교 2학년 아니면 3학년 때 사촌형의 찝적거림...
감정은 없었으므로 패스...

몸이 약하디 약했던 어린 시적 조금이나마 건강해지길 바라셨던 것인지, 초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활동했던 보이스카웃과 아람단의 여드름투성이 6학년 조장형...
내 스타일 아니어서 역시 패스...

사실 당시는 공부잘하는 2-4학년 줄창 같은 반이었던 여자 반장을 좋아했다.
다음엔 5학년 여자 부반장...지금 생각해보면 소녀들끼리의 경쟁심과 자매애가 아니었을지...

이세상에서 영어가 제일 재밌던 과목이었던 나는 6학년 때부터 영어, 수학 학원을 다녔었는데
거기서 만난 한학년 위에 어퐈가 나의 첫 설렘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짙은 눈썹에 하얀
얼굴 그리고 호리호리한 몸매와 적은 말수가 당시 꽃띠 소녀였던 나의 가슴을 뒤흔들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런데 한달 전쯤일까? 같은 아파트 17층에 사는 이쁜 어퐈가 너무 닮아서 깜딱 놀랐던 기억이 있다.  혹시나...추억속의 그이?

그 이후 별일 없이 지내다가 고1때 대전으로의 아쉬운 전학...그리고 나의 첫사랑이자,
단순한 애들 손장난이 아닌 찐하디 찐했던 첫 경험...2년 동안의 관계...
넘탓은 안한다 주의이지만, 고3때 가슴앓이의 여파는 아직까지도
내 인생을 흔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함께 하던 시간에 사귀었던 동안 처음으로 들릴듯 말듯 말해주었더
"사랑해..."라는 말이 환청은 아닐거라고 자위하며 쓰리지만 가슴한켠을 따듯이 해주는
첫사랑의 추억으로 기억되어 있다.

그 이후 어찌보면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던 인생 최초의 큰 좌절 속에서 재수를 다짐하며
어머니의 강요에 주딩이 댓발 나와서 마지못해 기숙사에 등록하던 그 눈부신 2월말의 어느 날
웃통을 벗고 반짝이는 햇살 속에서 창문을 열심히 닦던 한 남자가 내 마음을 휘져어 놓을
줄은 집 현관문을 나서던 그날 아침에도 상상도 못했다. 결국 나는 바로 그 순간에
재수의 꿈을 살짝 접어두고, 2년간의 짝사랑으로 혼자서 그사람을 놓아줬단 잡았다 하는
미친 년 쌩쇼를 하기 시작했다. 결국 취업이 된 후 졸업을 기다리며 제주도의 집에서 쉬고
있는 그에게 2년간의 나의 마음을 담은 다이어리와 10장이 넘는 편지를 보내며 정리했다.
그의 졸업식날 내가 배달된 나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어서 너무나 미안하다는 4-5장 가량의
편지를 보낸 남자를 내가 어찌 미워할 수 있겠는가?

그를 잊고도 싶고, 나 자신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열심히 2학년의 겨울을 공모전으로 하얗게
불태웠던 97년의 봄, 같이 공모전 작업을 하던 풍물패의 선배들에게 동아리 후배라는 남자가
찾아왔다. 당시 이미 교내 커밍아웃을 모두 마쳤던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배들에게
소개를 부탁했고, 결국 그와 매우 가까워졋지만 결국 그는 일반...
결국 마음만 미친 년 빤쓰처럼 너덜거려진 채 정리...

생각해보면 이전에 엑스존 모임에서 활발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달에 한번은 술마시러
나다니던 그 시절에 이미 나의 연애 인생은 결정되어 있었을 지도...
처음으로 Straight가 아닌 Gay를 찍은 날, 술에 취해 기억은 안나지만 옆에 있던 누군가의
말을 빌자면 찐한 키스까지 했다지만, 그 쉑히가 그 담주에 다시 만나기 전에 다른 넘을
사귀고는 나하구는 친구한댄다. 쒸X련......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그리고 대전본가에서 때린 번개에서 알게된 한 살 위의 통통 건장 이쁜 충청도 어퐈...
마음을 줄 듯 안 줄 듯 나중에 알고 보니 당시 엑스존에서 친하게 지내던 형과 몰래 사귀고
있더라구...내 인생 그렇지 모...

어쨋든 군대가면 디자이너로서의 손이 무뎌진다는 신념하에 군대를 무개념하게 미뤄대던
나의 의중과 아버지의 "아들은 무조건 장교로!"라는 모토가 우연히 맞물려져서 간 군대...
다를까 이런 꽃밭이...오호호호홋! 그 남자들의 체취라니...아직도 정신이 혼미해져 온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사람을 너무나 지치게 만드는 3개월간의
빡센 기본군사훈련 속에서 나의 상상의 침대 안에서 별 짓을 다한 통/건장 동기 두넘...
얼마전 학교에서 그들 중 한명을 보고서는 어찌나 반갑던지...
그런데 통/건장이 아닌 뚱이 되어 있어서 패스...

그리고 자대배치를 받은 후 한참동안은 한 기수위의 왕대가리, 배불때기가 내 2년 반을
뒤흔들 네번째 짝사랑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어쨋든 부대내 50명이 넘는 장교들
중 두명밖에 없던 한기수 위의 선배가 모두 내가 근무하던 설계과 건축계에 옹기종기
모여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쨋든 그 스트레스 만빵의 상황에 나랑은 동갑인데
싸가지도 없고 일도 못하는 선배에 비교하여 그 배불때기는 외모빼고는 성격도 능력도
출중하였기에 본의 아니게 2년반동안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를 사랑하라는 말도 안되는
강요에 시달리게 되었다. 당시의 내행동은 내가 생각해도 무서울 지경...어쨋든 지금은
1년에 한번씩 만나서 송년회 하면서 장난으로 울 자기를 외쳐대는 관계...호호호

달력 빨간날의 자유가 보장되었던 군대생활 동안 늘 주말이면 집 아니면, 서울, 혹은 수원의
친구들과 만났었고, 이반시티의 전신이 되는 당시 화랑이라는 사이트에서 어떤 이를 만났다.
2번간의 만남... 내가 눈치가 없는건지 분위기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연락이 서서히 끊기더라.
아마도 충주와 서울의 경계가 넘기 쉬운 문제는 아니었으리라...그런데 나중에 수영모임에서
한번 봤는데 이좁은 바닥에서 그렇게 만날 줄 몰랐나? 디게 당황하대...

그리고는 외형상 당시 마린보이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지만 개념과 대뇌는 아마도
어머니 뱃속에 두고 나왔거나 나오다가 어딘가 잃어버린 듯 했던 한 어퐈...
물론 그런 넘한테도 차였다.

꽤나 로맨틱했지만 만난지 5번만에 결국은 '우린 뭔가 Chemistry가 없어'를 주장하면서
나를 뻥찬 프렌치 가이...지둘려라 멋진 남자 만나면 니 가게에 쳐들어가서 자랑질 할꺼다...

항상 기회는 한번씩 왔으면 좋겠지만 늘상 세명이 셋트로 대쉬해오는 상황에서 두어번
만나다가 채인 프로그래머 어퐈...당신은 2번이었어!! 그런데 감히 날 차!!

세명 셋트 중 마지막 순위였던 금융 매니저를 하던 대머리남...노래방에서 스킨십할 때 그냥
가만 있을 껄...괜히 팅겼다가 뻥 차였지...게다가 조신 연기를 하던 차에 설마 2년전
전집에서 현재 대표님과 함께 끼떨고 있는데 얼굴보며 확인까지 할 필요까지야 없었잖아!
어쨋든 홀라당 놀란 내가 대표님께 "그래서 다음 분기 사업은 뭐가 문제야?"라고
급조 표정연기로 물어보자, 대표님께서 황당하다는 듯이 "이 언뉘가 미쳤나? 갑자기 사업은
뭔 사업!!"이라고 면박을 주셔서 바로 울어버렸던...
어퐈...나 둘이 있을 때는 끼 잘 안떨어....ㅠ.ㅠ 어쨋든 대머리도 섹쉬할 수 있다의
2번남...1번남은 물론 내 사랑 탐 훠드 어퐈~~~

다음은 내게 있어서 어찌보면 게이로서의 첫사랑...내게 처음으로 사랑한다구 말해줬고,
내가 처음으로 누군가와 교감한다는 느낌을 줬지만 그와 동시에 너무나 큰 상처를 줬던 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끊을 때는 확실히 합시다.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등의 매너없는 짓은
그만...그래도 덕분에 아무도 안알아주는 섹스와 사랑에 대한 나만의 공식을 깨버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친구사이 정례회의에서 눈맞아서 몇번 만났지만 결국 둘다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잘난 년들임을 서로 깨닫고 지구의 자전축을 가지고 싸우다가 서로 떨어져
나간 그남자...그래두 너 몸매는 좋더라...

어쨋든 작년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2개월동안 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재정비를 하였지만
원조 안팔리나 시스터즈의 징크스는 결국 깨지 못했던 것 같다.

작년의 힘들었던 첫사랑으로 섹스가 가진 환상을 깼다고 생각했지만 장기간의 여행과 나
자신에 대한 오랜 성찰(?)은 다시 나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았고, 결국 올해 처음으로
만난 사람과는 타이밍 조절의 실패로 뻥 차임. 내가 군대에서 식성이 바뀐 이후 처음으로
내가 대학 때 좋아했던 스타일이었던 그 남자...
내가 하나의 선언문을 일깨워 주었다. '그래 일단 자구보자!'

지는 첫 데이트 시간에 3시간이나 늦었으면서 깜박하고 지갑을 안채워나간 나를 마치
돈보갈이라도 보듯이 설레발 치면서 돌아갔던 집안 좋고 잘나간다는 성형외과 의사...
너 구라친건 아니지? 이바닥에 뻥치는 년들이 하두 많아야지...
그래두 진짜였으면 사귀어 줄 수는 있었는데...흑...

사실 이번엔 오래갈 줄 알았다. 꽤나 데이트에 공도 들였고, 로맨스도 즐겼고, 나름 그닥
좋지는 않았어도 섹스도 있었으니까...역시나 얼마전에 읽었던 기사처럼 "Bitch"가 되어야
겠다. 내가 너무 좋아하면 이것들이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코좀 쳐들어줘야지...
왜 나는 내가 좋으면 헤벌쭉해서 홀딱 넘어가는 것인지...솔직한 것이 안좋을 때는 연애할
때다.

마지막으로 한달만의 실패에서 회복하기 위해 대쉬했던 술집에서 만난 남...
내가 나이 어린 사람을 부담스러워 하긴 해도 대화도 잘 통하고, 듬직하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데다가, 생각도 그리 어린 것 같지 않아서 매력적이라 생각했었는데,
밥잘먹고 이야기도 잘 하다가 DVD 방에서 영화 잘보고 담주에 데이트 약속잡고
룰루랄라 집에 들어오는데 전화로 아무 느낌이 없댄다. DVD 방에서 앉다가 키를 물어보던데
키가 너무 작았던 걸까...진짜 맘에 들었었는데...흑...도대체 어떻게 하면 느낌이 오냐고...

어쨋든 이렇게 저렇게 기억을 더듬으며 떠올려보니 이미 짝사랑 빼놓고, 게이들한테 차인
경험만 헤아려봐도, 14명 정도는 나오는 듯 싶다.

이 미친 차순바우얏!!! 10명에 한명은 넘어온다면서!!!
흑...점이나 보러가야겠다.

누구 같이 점보러 갈 안팔리나 시스터즈 없수~~~~?

ㅎㅎ 2019-05-02 오후 21:25

글을 너무 찰지게 쓰셔서 넘 재밌게 읽다가요 ^^
후후 솔직한게 안좋을때는 연애할때.. 격하게 공감합니다.
마음을 보여주지 않고 경청하고 상대를 띄워주는 스킬이 필여하다는걸 다시함번 되새기구 가요ㅜㅜ

차돌바우 2006-11-29 오전 00:59

그건 연애신조 1조 1항이고.
부칙 못봤냐?
안되면 100번에 한번은 넘어온다.

진짜용한점녀 2006-11-29 오전 01:28

마흔이 넘으면 인연이 찾아올 궤입니다.

열심히살자 2006-11-29 오전 08:10

같이 점보러가욧 저도 안팔리나 자매에 들어야해요. ㅠ_ㅠ

점궤 2006-11-29 오전 08:11

그냥 신문지 두 장 들고 안방에 쳐들어가삼.

머쨍이청년 2006-11-29 오후 12:32

그냥 지나칠려고했는데 글이 하도 구구절절해서 이렇게 몇마디 남깁니다. 어느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 했지만 잠시라도 호감을 보인 상대가 가차없이 떠나기를 열네번째라면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는 듯 싶습니다. 잠깐 사랑과 연애에 관한 심리학 책에서 본 구절 몇개 옮깁니다. 혹시라도 해당사항이 있는지 심히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답은 본인이 고민해보고 판단하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두근거리기 때문에 사랑에 빠진다. - 오비디우스 효과

매력적인 사람은 앞에 나서지 않는다. 목표로 삼은 인물들이 그들의 관심대상이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경청하는 법을 배워야한다. 유혹하고 싶은 상대가 말을 하게 만들고 그에게 자기 과시를 할 여지를 줘라. - 로버트 그린

반유혹자. 이런 사람은 끊임없이 남들의 시선을 거스르고 주제넘게 나서며 무엇보다도 말이 너무 많다. 수다쟁이는 완벽하게 그런 유형에 속한다.

말이 많은 사람은 대개 자기 자신에 대한 얘기만 늘어놓는다. 그들은 내가 상대를 지루하게 하고 있나 하고 자문하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점이 결코 없다.

말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쉬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하는 것이 문제다.

주변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 여덟가지.
-수동성, 요점을 알 수 없는 느리고 장황한 이야기, 무감정, 억지로 인기를 구하는 것, 유머감각의 결핍, 진부함, 피상성, 마지막으로 자기 얘기만 떠들어대는 것이다.

칫솔 2006-11-29 오후 13:59

핵심

1. 목록은 계속 늘어난다. =,=

차돌바우 2006-11-29 오후 20:11

칫솔~! 핵심을 찌르는군 ㅋㅋ

탱크 2006-11-30 오전 04:30

이 게시판 몇 번 드나들다 보니 리플의 주인이, 글의 주인이 누군지 대략 감이 오네요.ㅋㅋㅋ

말벌 2006-12-01 오후 18:26

한 사람의 사랑에 대한 궤적을 보게되었군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마음에 흔적을 남긴 사람을 반추하며
스스로 사는 방법을 깨우치는것이 우리가 성장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좋은 인연을 빨리 만나 항아리같이 텅빈 마음에 넉넉함으로 채워지길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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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