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우리 집에 갈래?"
망설였다.
이 남자, 어떤 사람이길래 처음부터 집에 가자고 하는 걸까?
머리 속이 복잡해지고 아무 생각도 안난다.
뭘까?
... 뭘까?
미남, 나를 뚫어지게 보더니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구, 우리 집에 가자. 나, 오늘 너 데리고 갈래."
머리가 더 복잡해 진다.
"난 그냥 친구 집에..."
미남, 더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나를 잡아 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금방이라도 "오빠 못 믿어?" 같은 대사가 튀어 나올 것 같은.
"오늘은 그냥 친구 집에 갈래요." 힘주고 있는 미남의 손을 빼냈다.
미남, 순진한 얼굴로 쳐다 보더니 딴에는 애절하게 말한다.
"오늘은 싫고 다음엔 되는 이유가 뭔데? 왜, 오늘은 안 되고 다음엔 되는 거냐구? 난 오늘 너 데리고 갈래. 오늘 갈래."
이젠 떼쓰는 어린애 같아 진다.
무엇이 이 남자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술 때문인가?
"나, 오늘 너 안 데리고 가면 나중에 너한테... 미안해... 그럴 거 같아서 그래. 너 한테는 미안하다는 말 하지 않을래. 같이 가자."
이런, 난감해 진다.
그를 따라 나서기도 그렇다고 뿌리치기도 쉽지가 않다.
술이란 녀석이 나를 유혹한다.
뭐 어때, 가서 손만 잡고 자면 되잖아?
그래 손만 잡고 자면, 아니 뽀뽀 정도는 괜찮을 거야.
흠, 심호흡을 하고 돌아 보니 미남이 안 보인다.
헉, 뭐야? 어디 갔지?
저 멀리 보이는 게 미남인가?
저기 전봇대에다 오줌 갈기고 있는 사람?
그랬다. 그 였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살금살금 다가가서 "뭐해요?"했더니 깜짝 놀란다.
창피한지 몸을 돌리며 우이~씨, 하는 모습이 귀엽다.
그런데 갑자기 나도 오줌이 마렵다.
다른 곳을 찾고 싶은데 갑자기 너무 마려워서 참을 수가 없다.
에라 모르겠다.
옆에 같이 서서 오줌을 싼다.
창피한 것도 모르고... 오줌이 많이도 나온다.
그가 크게 웃는다.
오른손으로 내 영덩이를 뒤에서 친다.
미친 놈들처럼 낄낄 거리면서 오줌을 싼다.
그러면서 뭐가 좋은지 마냥 즐겁다.
그가 택시를 잡고 난 자연스럽게 옆 자리에 앉는다.
아까의 실갱이는 간 데 없고 너무 자연스럽다.
오줌 한번 같이 쌌을 뿐인데
무슨 대단한 사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모두 술 때문이다.
그가 내 손을 더 꼭 잡는다.
그의 손이 따뜻하다.
갑자기 그가 내 볼에 뽀뽀를 한다.
쪼~옥.
소리가 너무 크게 난다.
운전 기사가 뒤를 힐끔 거린다.
그가 당황했는지 손도 놓고 얼굴도 창밖으로 돌려 버린다.
귀엽다.
이게 다 술 때문이다.
난생 처음 가보는 신장이라는 동네는 마치 시골 같다.
논도 보이고 밭도 보이고.
포장도로에서 비포장으로 변하기도 한다.
택시에서 내리고 보니 어째 으시시하다.
동네는 너무 한적하고 불빛도 거의 없다.
그가 내 손을 잡고 깜깜한 골목길로 들어 선다.
난 앞이 잘 보이질 않아서 더듬 거린다.
내가 넘어질새라 그의 손에 쥐는 힘이 더 들어 간다.
이 남자, 뭘 아는 놈이다.
갑자기 그에게 업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고개를 흔든다.
혼자 실실 웃는다.
"왜?"
내가 딱 서면서 말했다.
"나 업어 줘요."
"안 돼."
"왜요? 나 다리 아파요."
"안 돼. 여긴 촌이야. 동네 사람들 다 알아. 안 돼."
"그렇게 눈치볼 거면서 날 왜 데려 왔어요? 부모님한테는 뭐라고 할려구요?"
그가 돌아보면서 말한다.
"우리 부모님 안계셔. 돌아가셨어."
잠시 아무 말도 없다.
그도 나도.
그가 손을 놓으려고 한다.
내 손에 힘이 들어 간다.
"미안해요."
다음 회에 계속
눈에, 목에, 얼굴에 키스쪽 4-5 군데 생기고 다음 날 출근하느라 얼굴이 화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