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경찰 늑장 대응도 논란
동성애 여성 살인사건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사회가 떠들썩하다. 남아공은 법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해 관용적이지만 현실은 이들이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남아공 주간 <선데이타임스>가 보도했다.
◆가해자 보석으로 풀려나 = 카이엘리차에 살고 있는 졸리스와 은콘야나(19)라는 여학생이 지난달 4일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무참히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20세 사이 젊은 남성 20여명이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졸리스와에게 골프채를 휘두르고 벽돌을 집어던지며 집단구타를 가해 사망하고 말았다. 가해자 6명은 체포돼 법정에 섰지만 지난 달 28일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다.
사건이 문제가 된 것은 <선데이타임스>가 졸리스와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의 늦장대응을 보도하면서부터였다.
신문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발생 2주가 지난 뒤에야 수사에 들어갔으며 그것도 기자가 경찰에 전화를 해주고 난 뒤 유일한 증인에게 연락을 취했다.
사실 남아공사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폭력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쉬쉬하고 감춰지기 일쑤다. 이번에도 지역사회는 이 여학생의 죽음에 대해 침묵만을 지켰다.
<선데이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이렇게 침묵 속에서 넘어갈 뻔 했던 것은 동성애자가 처한 이런 현실에 대해 사회가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초 동성애자 가두시위 = 동성애 인권보호 단체인 ‘삼각프로젝트’의 글렌 드 스와르트는 “사건의 책임이 동성애자 단체 스스로에게도 있다고 자책하고 있다”며 “우리 자신이 이런 폭력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대응이라고는 입을 다무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도 글렌이 다른 일로 기자와 통화를 하다가 졸리와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었다.
글렌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면 졸리스와의 죽음은 여느 동성애자 폭력사건과 마찬가지로 묻히고 말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각프로젝트의 돈 베터리지 회장은 “욕설과 폭력·강간·살해위협은 남아공 동성애자들이 겪는 일상이지만 이번 사건을 접한 동성애자들은 충격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졸리스와와 함께 축구클럽에서 활동한 친구 트소 그카카피는 “남성들은 우리를 언제든지 강간해도 괜찮은 것처럼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축구클럽도 트소 그카카피와 졸리스와가 2년 전 자신들과 같은 어린 레즈비언들이 나이트클럽과 같은 곳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막기 위해 만들었다.
졸리스와의 어머니 모니카 만딘디는 “내 딸의 죽음은 내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졸리스와는 동성애자이지만 신이 내게 주신 유일한 아이였다”며 절규했다.
졸리스와의 장례식에는 400여명이 참석했으며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남아공 최초의 동성애자 가두시위가 얼마 전 진행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 Triangle project, IGLHRC, 등에서는 이미 이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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