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찬숙(朴贊淑) 의원이 지난 29일 발의한 독신자에게도 입양을 허용하는 내용의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놓고 인터넷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검색을 해보면 동성애자 입양 허용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 이곳저곳에서 격렬하게 찬반 토론이 벌어지고 있어요.
유독 조용한 곳은 동성애자 커뮤니티. 좀 애석한 일이지만 동성애 담론에 관한 시민사회의 기류를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못 따라간다는 역설의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죽 쒀서 개 주는 게 아니라 죽 쒀주면 개한테 주는 역설을 우리가 담지하고 있다는.
어차피 친구사이 중점사업이 '동성애자 가족구성권'입니다. 쉽게 통과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동성애자들도 입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갔으면 좋겠네요. 입양에 관한 동성애자 개개인의 선호도와는 별개로, 동성애자 입양 문제는 하나의 '권리'로 재구성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깊숙히 박혀 있는 그 지겨운 혈연중심주의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해외입양을 허용하고 있는 그 낯간지러운 역설이 사실 한국형 이성애 사회의 '약한 고리'를 애초부터 형성하고 있습니다. 시기 타령을 하는 순간부터 늦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