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듣는 스미스 오빠들의 This charming man. 팻 숍 보이즈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퀴어스럽고 앙증맞은.
한 손에 꽃 들고 훠이훠이 휘저으며 으아, 소리를 연신 지르는 우리의 젊은 날 모리씨 오빠를 보시려거든.
http://mediafile.paran.com/MEDIA_1699452/BLOG/200504/1113176246_smiths-this charming man.wmv (주소를 전부 복사해서 창에다 붙이면)
철학적이다, 시적이다 등등의 별 가당찮은 혐의가 붙었던 모리씨 오빠의 가사들. 하지만 감각적으로 읽으면 비교적 이해가 쉽다. 아래 가사는 무슨 뜻일까? 모리씨 오빠의 호모섹슈얼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조셉 맨키위즈의 마지막 작품 '발자국'을 보고 싶다. 이 가사는 그 영화로부터 출발한 걸로 알려져 있다. '이브의 모든 것'과 '지난 여름 갑자기'를 통해 동성애자 관객들을 즐겁게 한 맨키위즈 감독.
왜 그런지 오늘은 조금 기분이 다운되어 있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 모리씨 오빠처럼 꽃이라도 내둘러가며 샤르방~ 샤르방~ 춤이라도 춰볼까. 하긴 20대 초반만 해도 스미스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긴 했었다.
This Charming man
황량한 언덕길 중턱
펑크가 나버린 자전거
드디어 이 대자연의 섭리는 나를 한 사람의 남자로 만들려는 것일까?
이 근사한 차 안에서
이 근사한 남자는
조수석의 가죽 시트가 이렇게 기분좋게 매끈하데도
왜 저토록 인생의 온갖 복잡한 것들을 두고 고민하는 걸까?
난 오늘 밤 외출할 거야
그런데 입고 나갈 옷이라곤 실오라기 하나조차 없어
이 남자는 말했지
"이토록 잘 생긴 사람이 이 따위 문제로 고민해야 한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야"
자기가 있어야 될 자리가 어딘지도 모르고
멋대로 훌쩍 뛰어 오른 어느 가게 어느 식당 종업원
그는 말했어 "반지를 돌려 줘"
(그는 이런 일에 대해선 너무 잘 알고 있다니까)
나는 오늘 밤 외출하고 싶지만
입을 옷이 아무것도 없어
"너처럼 잘생긴 남자가 이깟 일로 고민해야 하다니 너무 끔찍해"
하고 그는 말했지
이렇게 멋지고
이렇게 잘 생긴 남자가
자기 분수도 모른 채
아무데나 훌쩍 뛰어오른 한낱 식당 종업원
그는 말했지 반지를 돌려달라고
(그는 이런 일이라면 너무 잘 알고 있다니까.)
The Smiths | This Charmi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