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산영화제 때 초청된, 군인과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퀴어 코드의 작품으로 올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기도 한 작품이라는 군요.
부산 영화제 때 한 잡지에서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아, 그리고 국내에서도 개봉되어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열대병>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 실험 영화다. 전반부는 군인인 컹이 휴가를 나와 소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친구인 통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는 내용이고, 후반부는 군대로 복귀한 컹이 가축을 잡아간다는 괴물을 찾아 밀림을 헤매는 장면이 이어진다.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은 우화와 전설을 끌어들이면서 과거의 지나간 기억이 현재의 사랑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탐색한다. 지금 위라세타쿤은 자기만의 영화 언어를 가진 매우 독창적인 감독임에 분명하다. 이번에 부산을 찾은 허우 샤오시엔은 수년 안에 가장 뛰어난 예술가로 부상할 영화감독으로 아피차퐁 위라세타쿤을 꼽았다.
<열대병>의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나?
<열대병>은 두 남자에 관한 것이다. 나는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남자와 남자라는, 자석에 비유하자면 같은 극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영화는 명백히 다른 두 개 단위의 공존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각 단위는 서로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가령 영화에서 전반부나 후반부만 따로 본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을 함께 본다면 전혀 다른 효과를 자아낸다.
로케이션이 무척 아름다운데, 어디서 촬영했나?
극중 등장하는 작은 도시는 타이의 북부에 위치한 사라부리(Saraburi)라는 곳이다. 컹과 통이 우연히 들어가게 되는 동굴 역시 사라부리 부근에 있다. 원래 이곳은 <친애하는 당신>을 촬영했던 장소 부근인데, 당시 영화를 찍다 쉴 때 그 동굴에 갔었다. 또 <열대병>에 등장하는 중년의 여성도 <친애하는 당신> 촬영 중에 만난 사람이다.
배우들은 어떻게 찾았나?
난 절대 프로 배우들을 기용하지 않는다. 컹 역을 맡은 배우는 디스코테크에서 만났고, 통 역의 배우는 프로는 아니지만 영화 현장에서 베타캠 작업을 했고 엑스트라로도 활동했다. 대부분의 대사는 내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시나리오에 있었고, 때로 촬영중에 약간의 즉흥연기를 하기도 했다.
전반부에 흐르는 테마 음악이 무척 아름다운데.
음악은 타이의 한 인디 밴드가 만든 'Straight'라는 곡이다. 영화의 시작부분에는 음악의 인트로가 나오고, 영화 중간에는 음악의 중간 부분을 사용했다. 이 음악을 언제 처음 들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친애하는 당신>을 함께 찍었던 스탭이 들려줬던 것 같다.
지금 부산비엔날레에서 당신의 비디오 설치물이 전시되고 있다. 비디오 작업은 영화와 어떤 관계인가?
비디오 설치는 영화를 구상하기 위한 추상적인 스케치 같은 것이다. 영화의 분위기를 미리 포착하는 데 꽤 유용한 방법이다. 비디오 작업은 아무런 제약도 없고 100%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좋다. <열대병>을 찍기 전에도 '열대병을 위한 스케치'라는 비디오 작업을 했다. 지금 전시 중인 작품은 내년 봄에 들어갈 내 다음 영화인 <하트브레이크 파빌리온>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타이의 노동자들이 즐겨 읽는 연애담을 게재한 잡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뮤지컬과 다큐멘터리라는 상반된 형식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탐구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기사제공 : 필름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