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전화하세요
그 남자
- 전화해요 .. 아무때나 괜찮은 거, 알죠.?
술마시고 싶을 때 영화 보고 싶을 때 .. 다 좋구요.
그럴 때 아니라도... 괜찮아요.
만약에 계속 그 사람이 좋으면
그래서 그 사람한테 질투 작전 같은 거 .. 써야 한다면..
그럴 때도 나 불러요.
내가 가짜 애인 역할, 잘해 줄께요.
그리고 혹시 그 사람 선물 고를때
남자 옷 혼자 사기 그러면 나 데리고 가요.
나하고 체격 비슷하다고 그랬죠.?
내가 대신 입어 봐 줄께요.
밤에 그 사람이 안 바래다 주면
혼자 택시 타거나 그러지 말고 나 불러요
내가 운전기사 해줄께요.
우리, 그렇게라도 자주 만나요
자주 만나다보면, 내가 편해질 거예요.
지금처럼,
부담스럽거나 미안하거나.. 그렇지만은 않을 거예요..
그럼, 그 때 날 자세하게 봐 줘요.
나,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인데..
그 땐, 내가 좋아질지도 모르잖아요.
그 여자
- 당신이 그렇게 말해 줄 때마다
그런 눈으로 날 볼 때마다
난 많이 고마웠고, 미안했고,
.. 그리고 궁금했어요.
당신은 참 좋은 사람 같은 데
왜 하필 날 좋아하는 지..
혹시 그 사람에게 거절당하는 모습이
불쌍해서.. 그래서
날 챙겨주고 싶었던 건 아닌지..
이렇게 말해서 미안해요.
누굴 좋아하는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아직 사랑받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자꾸 못난 소리를 하게 되네요.
좋은 소식이 있어요.
이젠 나, 그 사람 때문에
울면서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그 사람 좋아하는 일,
그만두기로 했거든요.
.. 힘들어서요,
내가 싫다는 사람 하루 종일 쳐다보는 게
너무 힘들어서요.
고마웠어요, 갈 곳이 있어서..
조금은 쉽게, 돌아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젠.. 당신이 전화하세요.
기다릴께요..
-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아름다운 101가지 사랑이야기
中 '당신이 전화하세요'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