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도 동성애자 커밍아웃 '사회적 차별 심각'
동성애자 커밍아웃하면 부당대우, 심각한 우울증 겪어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7. 07.18. 11:39
호주 동성애자 커플인 파커 씨와 고이찌 씨
동성애자들의 축제인 ‘마디그라’ 축제를 해마다 개최하는 호주에서 이미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들을 만나 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호주 사회가 동성애에 대해선 비교적 관대하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도 호주 사회 구석구석에서는 이들을 차별하거나 때론 심한 모욕과 폭행을 가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이에 따른 문제가 심각하다.
동성애자 커밍아웃하면 부당대우, 심각한 우울증 겪어
최근 호주 라트로브 대학의 ‘성, 건강, 사회’ 연구소 팀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서 설문 조사에 응답한 5,500명의 동성애자들 중 90%가 시드니에 살며, 동성애자란 사실이 알려진 후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두려워 현재 정식으로 커밍아웃하지 못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60%는 공공연하게 동성애자란 이유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욕은 물론 때론 폭행까지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보고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동성애자들 중 75%는 이미 우울증에 걸렸다.”고 대답했으며, 이들 중 반수 이상은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호주 동성애자들이 겪는 우울증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임을 들어냈다.
특히, 요즘에는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동성애자들도 늘고 있는데, 일반 사람들의 자살률이10%인데 반해 동성애자들의 자살률은 16%라고, 이번 조사에서 밝혀져 동성애자들의 우울증이 결국에는 자살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이 나타났다.
동료로부터 언어폭력, 신체적 학대까지 받아
한편, 이번 연구 결과가 밝혀진 후 호주 내 많은 동성애자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일단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친구들에게 이미 커밍아웃한 패트릭 햄슈어 군
호주 퀸즐랜드 주에 살며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패트릭 헴슈어(20) 씨는 “나 역시 친구들에게는 이미 커밍아웃했지만, 부모님의 경우 어머니에게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렸고, 아버지에게는 말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헴슈어 씨 역시 “호주 사회에 아직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주변 동성애 친구들을 통해 호주 사회 구석구석에서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언어 폭력은 물론 신체적 학대 역시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있다”라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특히, 햄슈어 씨는 “보통 고등학교나 중학교 시절 많은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와 다른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돼 큰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 주변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거나 때론 폭행까지 당해 이때부터 우울증에 걸리는 동성애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성애자인 스텐리 파커(22) 씨는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며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를 철저히 구분 지으려는 사회 시스템이 문제”라며 “동성애자들도 이성애자와 똑같은 사람임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자신이 호주 사회에 살며 별다른 차별은 직접 겪지 못했다.”하고 말한 파커 씨는 현재 사귀고 있는 일본인 동성애 파트너 코이찌(23) 씨에 대해 ”일본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이 너무 심해 호주로 아예 유학 왔다“며 ”아직 많은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지적했다.
고이찌 씨의 경우는 특히 “일본에 사시는 부모님이 너무 완고하시기 때문에 자신이 동성애자임라고 떳떳이 밝힐 수 없었다”며 “그래도 호주에 와서 느끼는 건 호주 사회가 일본보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이 없는 것으로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애자와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봐야 해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가 나온 후 빅토리야 주 '게이, 레즈비언 보건' 협회 의장인 앤 미첼 씨는 “지금 나온 연구 결과보다 실제 동성애자들이 느끼는 우울증 비율은 물론 사회적 차별은 훨씬 더 심각한 실정”이라고 말하며 “동성애자들을 이성애자와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는 사회 분위기가 절실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호주 사회에선 동성애자들의 합법적인 결혼 허용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데, 현재 존 하워드 수상 역시 “동성애자들의 정식 결혼을 호주 사회는 엄연히 금한다.”라고 밝혀, 동성애자들로부터 큰 불만이 야기되고 있다.
소은사랑 기자 소은사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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