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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news 2007-07-17 23: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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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의 삶 둘러싼 3가지 쟁점
    
이성애자라면 고민하지 않았을 문제들


김영선 기자
2007-07-17 03:04:36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상담 사례를 통해 ‘레즈비언의 권리’ 이슈 3가지를 꼽았다. △유아/어린이 성폭력 피해와 레즈비언 경험의 연관성 △커뮤니티 내 아우팅을 매개로 한 범죄들 △가족을 구성할 권리의 문제다.

남성혐오 때문에 레즈비언이 되는 걸까?

많은 내담자들이 남성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자신이 레즈비언이 되는 것이 아닌가 고민한다고 한다. 김윤서이 상담팀장은 유아기나 어린 시절에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레즈비언으로 성장하는 것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설명했다. “레즈비언으로서 정체화하는 과정의 핵심은 남성 혐오라기보다 여성에 대한 이끌림”이라는 것.

그러나 “자신이 레즈비언인지 고민하는 상당 수의 여성들이 유아/어린이 시절 남성으로부터 입은 성폭력 피해를 자신의 성 정체성과 연결시키며 고통을 겪고 있는 현실”은 무시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김윤 팀장에 따르면 유아/어린이 성폭력 피해 후유증이 레즈비언들의 경험에 여러 가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어떤 내담자들은 “어렸을 때 몸을 ‘망쳤기’ 때문에 동성애자로밖에 살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과 동성의 상대에게 끌린다는 사실이 모두 자신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기며 힘들어 한다”고.

또한 동성 간의 교제 관계에서 상대를 신뢰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사랑 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성에 대한 무감각 또는 거부감을 가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이 경우 성폭력 피해를 치유하는 작업과 동성애 혐오를 줄여 나가는 작업을 병행하며, 이들이 레즈비언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탐색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성폭력 피해의 고통에 공감하고 내담자를 격려하며, 성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윤서이씨는 앞으로 “남성으로부터 겪은 성폭력 피해경험이 레즈비언 정체성을 형성하는 원인이 결코 아니며, 오히려 레즈비언의 긍정적인 정체성 탐색을 막고 동성애자의 자긍심을 훼손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알려 낼 것”이라고 밝혔다.

‘동성애자임을 알리겠다’는 손쉬운 협박

한편 지난 1년의 상담 사례를 통해 아우팅 매개 범죄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우팅이란 “동성애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혹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타인에 의해 성 정체성을 폭로 당하는 것”을 일컫는다. 아우팅 매개 범죄란 ‘성 정체성을 알려버리겠다’는 협박을 통해 일어나는 금품 갈취, 폭행, 성폭력 등의 범죄를 말한다.

최근 레즈비언 커뮤니티 내부에서 아우팅 매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 애인에게 아우팅 협박을 하며 폭력을 가하는 경우, 상대와의 다툼이나 갈등을 ‘아우팅시키겠다’는 위협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우, 금품 갈취 등의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접근해 아우팅 협박을 하는 경우 등이 존재한다는 것.

아우팅 매개 범죄가 일어나는 배경 중 하나로 “레즈비언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거나 교제하던 커플이 이별을 했을 때, 그 갈등과 아픔을 원만하게 풀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나 지지 집단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해 ‘손쉽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려는 유혹에 빠진다는 것.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동성애 혐오 불법화 법안을 시행 중인 프랑스와 혐오범죄에 대한 가중처벌이 이루어지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아우팅 매개 범죄에 대한 가중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수사기관에서 범죄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 정체성 관련한 질문을 하거나, 동성애 혐오적인 언행을 통해 동성애자에게 수치심을 주는 일들이 많다며, 경찰과 검찰 등이 동성애 관련하여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편견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족을 구성할 권리, 입양 논의 활발

상담 통계를 보면, 동성 간 혼인이 가능한 나라를 묻거나 입양에 대해 문의하는 내담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다른 국가들에서 동성애자의 가족구성권을 인정하는 법적 조항을 제정하는 추세이고, 한국에서도 비혼자 입양이 허용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연 상담원은 “애인과 오랫동안 함께 살았지만 자신들을 묶어줄 어떤 법적 장치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두려워하는 레즈비언이 많고, 함께 살던 상대와 헤어지면서 재산 문제를 겪지만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힘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동성애자들이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많은 레즈비언들이 심리적, 경제적 불이익을 겪는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대두되고 있지만, 이씨는 “여전히 가족 담론은 이성애자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며, 가족 구성권 논의가 결혼과 출산으로만 치우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현재 상담소는 동성애자의 가족구성권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상담원들은 “동성애자 가족구성권을 보장하는 방안에는 커플의 파트너십 인정, 결혼 허용, 비혼 공동체 등이 있고 입양 문제도 걸려 있다”고 설명하며 “동성애자 당사자의 의견이 직접 반영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 차원에서 동성애자들의 인식과 욕구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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