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수혈감염 대책 ‘구멍’
수혈을 통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8년 만에 두 건이 다시 발생,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5월 뇌수술을 하면서 수혈받은 10대 A양이 같은 해 12월 수술 후유증 검사를 받다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을 발견하고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A양이 혈액을 제공받은 79명 중 20대 후반의 남성 B씨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12 일 밝혔다.
동성애 경력자인 B씨의 혈액은 A양 외에 C씨(70대)와 D씨(90대) 에게도 제공됐으며, 이중 D씨는 지병으로 사망했고 C씨는 검사 결과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고교 재학시절과 군복무시절, 지난해 4월 예비군훈련 등 이제까지 모두 3차례 헌혈을 했으며, 동성애를 시작한 뒤에 한 지난해 헌혈이 이번에 문제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헌혈 당시 B 씨는 에이즈 감염 초기여서 항원항체반응과 효소면역검사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와 수혈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현행 수혈 검사체계로는 에이즈 감염 초기자의 헌혈은 걸러낼 수 없다는게 이번 사고의 원인이다.
현재 적십자사는 헌혈 혈액에 대해 항원항체반응과 효소면역기법 검사를 하고 있으나 2~3주일 이 지나야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일선 병원에서는 헌 혈받은 지 1주일 안팎의 피를 원하고, 혈소판의 경우 5일 이내에 수혈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결과를 기다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에이즈바이러스 검사결과를 지금보다 1주일 정도 앞당길 수 있는 ‘핵산증폭검사법’도입을 위해 지난해 127(8) 억 원 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복지부는 올해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이 검사법을 도입하면 안전도가 지금보 다 훨씬 높아지나 100% 해결책은 못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원관계자는 “현 수준 검사기법으로는 이 점이 한계”라며 “비밀 유지가 되므로 모든 헌혈자는 문진표 작성시 모든 사항을 솔직하 게 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윤기자 as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