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올해는 두달이나 남았지만
친구사이에서 연간 행사중 대외적으로 가장 크다 할 수 있는 지보이스 공연이 끝나고 나니까
또 올해의 지나온 발자국들이 생각이 나네요.
언니들 후원으로 좋은 키보드도 장만하고,
노르마형이 편입하면서 합창지위로 전공을 바꾸고,
공연장을 알아보고, 공연날짜를 정하고,,
퀴어문화축제 때 공연을 위해서 난생처음 회의록 작성이라는 것도 해보고,
별 도움은 안됐지만 직접 발로 뛰면서 필요한거 견적도 내보고.
너무 간이 크게 아무한테 상의도 안하고 학교를 그만둬 버린다음에
언니들한테 거의 석달을 숨기다가 말을 꺼내는 건 정말 커밍아웃이었습니다.
그렇게 처음해서 어려운 것들도 많고, 또 예상치 못하게 나를 찾아오는 인생의 변수들에
휘청휘청하면서도 지보이스라는 끈을 꼭 붙들고 있는 건 ,
넘어지지 않기 위함이고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함이겠죠.
한분한분 정말 고마운 분들이지만 특별히,
지보이스를 만들어주신 단장님을 비롯한 창단멤버들.
강부자 단원들을 잘 이끌어 주시는 '이효리' 지휘자님.
어제 공연의 댄싱 디바이자 베이스 파트장이신 재경언니.
그리고 뒤풀이 자리에서 불쑥 말을 꺼냈는데, 별 망설임없이 반주를 맡아준 호수.
항상 고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의 새로운 얼굴들께 감사드려요.
사정상 중도하차 하신 분들도 계시고, 한두번 나오고 안나오시는 분들도 꽤 계신데
처음 나오고 주욱 공연까지 함께 와주신 여러분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연습이 없는 첫 주말에 차돌형이랑 이마트에 갔습니다.
악기 매장에 있는 피아노로 게이데이 전주를 조용히 치면서
이 노래를 알아듣고 반가워할 '그분'이 여기 어디에서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기분좋게 웃는 하루였습니다.
ps.
거실에서 다림질하고있는 집주인 차돌형과
지금쯤 병원침대에서 혼자 노바디 춤을 추고있을 넘순이 미자언니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