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때 아닌 장마 처럼 비가 온다.
우리 사무실에서는 호수공원이 빤히 내려다 보여 우울함이 더해진다.
비가 오는 도로속을 질주 하는 자동차들...
그래도 멈춰지지 않는 비처럼 내 마음속에 생각 나는 한.사.람. ....
요즘 그 사람이 자꾸 생각 난다.
내가 힘들어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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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에 만난 그사람..
J라는 성을 가지고 내게 다가온 그사람...
고등학교 2학년때의 일이다.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의 새롭고 약간의 호기심과 흥분감이 교차하면서 들여놓은 나의 교실.
모든게 낯 설고 아직 정리 안된 사물함을 보는 듯한 조바심이 내 가슴에 일어난다.
그도 그랬을까?
나는 지금도 큰키가 아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크지않은 키 때문에 맨 앞줄에 앉을수 있었다.
맨 앞줄에 앉을 만큼 작은 키는 아니였지만, 내 앞에 누가 있다는것이 거북스러워서 일부러
앞에 앉겠다고 얘기를 한 나.
그도 그리 큰키는 아니였는지 나의 한줄 건너편에 앉는걸 내가 알 게 된것도 한참이 지나서 였다.
나의 성격상 누구와 친하게 어울려 다니거나, 사교성이 남달리 좋은것도 아니였으므로 그럭 저럭 아는
사이 정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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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는 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였다.
일류대학을 진학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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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수학 문제를 물어보면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고 유난히 맑은 눈으로 날 빤히 쳐다 보곤했다.
수학 문제를 들고 가면 그의 손으로 자기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는 시늉을 말없이
눈빛으로 보낸다.
머쓱해진 나. 내가 풀리지 않는 부분에 다다르면 내손을 잡고 가만 가만히 알려 준다.
고맙다!
그때 알게 됐지만 그의 눈에는 쌍가풀이 있었으므로 나름대로 귀여워 보였다.
피부는 까만편해 속해서 그런지 이가 유난히 희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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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축구를 좋아한다.
체육시간에는 줄곧 축구를 하려고 이리저리 내 달린다.
땀이 송글 송글 맺힌 J의 얼굴...
축구를 할때도 나의 눈빛과 마주치면 씩 하고 웃음을 보낸다. 가지런한 이가 드러난다.
그럭저럭 1학기가 끝이나고 2학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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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끝나고...
J가 내짝이 되어있었다.
별다른 것은 없었다.
내가 J의 덕을 조금은 보았다.
모르는걸 이젠 좀 쉽게 물어볼수 있었으니까...
J가 나보고 집이 어디냐고 묻는다.
대답을 해주고 나도 물어 보았다.
어느때는 전화번호를 물어 온다.
당황스럽다.
그땐 왜 그리도 내가 마음을 닫아 두고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지금도 그렇치만 ...)
J도 내가 어려웠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내짝인데도 내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점심시간 이였다.
J는 "우리 점심 먹자!" 하면서 자기의 도시락을 책가방에서 꺼내 면서 날 보고 웃는다.
우리라는 말에 내가슴이 흠칫 놀랐다.
언제부터 우리야????
그의 도시락은 까만색으로 된 보온 도시락 이였다.
반찬을 거내면서 왠지 집안의 삶의 질을 보여 주는것 같아 ...챙피하다는 느낌이 드는지 그의 손이 조심 스럽고, 수줍어 한다. 그러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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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것 같다.
가을로 접어 들면서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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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인가....갑자기 내손을 잡더니 손이 왜이렇게 차니? 내손 따뜻하지? 그러면서 부드럽게웃는다.
언제든지 손이 시려우면 얘기해 내가 녹여 줄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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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쑥스러웠는지 내손을 놓고 밖으로 나가 버린다.
처음에는 화들짝 놀라서 나는 아무말을 못했다.
멍하니 바라만 보다가...
별일이다.
J는 가끔은 이렇게 날 놀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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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할말이 많아 오늘은 여기까지 할께요.
다음에 계속해서...시간이 나는데로 쓸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