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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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_ㅇ)/ 2011-08-02 08:37:23
+6 764
'넌 어떤 사람이 좋아?' 라는 질문에 언제부턴가 '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좋아...' 라고 무심코 말해버립니다.

아 거짓말을 무조건 비난하는건 아닙니다;;; 가끔은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전 생각이 점점 많아지고 또 이런저런 혼란을 겪게 되면서 사람을 믿는것이 너무 어려워서 또 누구의 말이 옳은건지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조차도 너무나도 어려워서 최소한 나부터는 거짓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누군가와 솔직한 관계가 될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이나마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과 기대를 하면서 말이죠 ㅋ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사실과 진실이 다른것처럼 '거짓을 말하지 않는것'='사실' 은 아니라는 사실-_-

흠...... 예를 들어본다면 살아있고 영화를 볼 여유도 있고 생각도 할 수 있는 A와 B가 같은 영화를 봤다고 했을때 그들은 너무나도 다른 기능의 필터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영화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나아가 A와 B가 공통적으로 알고있는 하지만 그 영화에 관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는 C라는 새로운 존재에게 그 영화에 대해 언급한다고 했을때 표현방식의 차이에 따라 마치 다른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들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
(뭔가 이게 과연 적절한 예인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_ㅎ;;;;;;)

뭐 각설하고 정말 하고 싶은 얘기가 사실 뭔가 하면;
한 친구가 저에게 한 말에 충격을 받아서...... 랄까요-_-
'니가 아무리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니가 좋을대로 편집하고 걸러서 말하면 그게 정말 솔직한거야?'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날 그렇게 저는 위선자가 되었습니다 ㅠ_ㅠ

뭐 어떠한 상황에 대해 위에서 언급했듯 그 영화를 그대로 보여주듯 디테일하게 전달하긴 힘든게 사실입니다. 저는 초능력자가 아니니까요. 게다가 말주변도 없고 무섭게 생긴 저인지라 상대방에게 오해를 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만...... 그 친구의 말은 굉장한 충격이었습니다. 한동안 멍해져서 패닉상태 ㅇ_ㅇ 머엉;;;;;; 서로에게 솔직하고 싶어 최소한 나 스스로는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노력이 오히려 나 편한대로 편집해서 말해버리고 자신은 거짓말 하지 않았으니 당당하다며 스스로를 자위하는 이기적인 놈이라는 화살이 되어 돌아올 줄이야...... 하지만 더 비참하고 아팠던건 그 화살이 너무나도 예리하게 정곡을 찔렀다는 생각이 들어서 랄까요. 에효;;

흠...... 정말 전 그동안 너무나도 뻔뻔하고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고 다닌 이기적인 사람 일지도 몰라요 ㅠ_ㅠ      

차돌바우 2011-08-02 오전 09:05

글쎄요..
그게 쉽지 않아요.
마주 앉아서 이야기 해도 내 말이 전달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그걸 거짓말이라고 할수 있을까요?

(ㅇ_ㅇ)/ 2011-08-02 오전 09:16

뭐 받아들이기 나름 같아요... 그 경계가 되게 모호하기도 하고 위에서 말한 친구는 제 말에 상처를 받았고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상처받으면 아프니까요ㅠ_ㅠ 가끔씩은 오해가 거짓말보다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sigh;;;

모서리 2011-08-02 오전 09:27

상대방이 걸러서 듣는 경우라면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이 아니죠.

pianism 2011-08-02 오전 10:54

글쌔요 거짓말을 하려는 의도의 유무가 전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님께서는 거짓말을 싫어하시고 그럼 전혀 거짓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는건데 인간이란 존재가 감정적인 동물이고 살아온 환경이 다 다르며 생각하는 사고나 세계관이 다 다른데 가령 님이 같은말을 10명한테 한다면 그 10명은 분명 당연히 다 다르게 받아드릴수있을것입니다 너무 이런걸로 낙담해하지 마세요 와전이라는 말이 왜 있겠습니까 사람은 모든지 어쩔수없이 자기 유리한 대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경향이 있습니다 님께서 이런문제에 대해 반성까지 하실정도라면 님은 충분히 인격적으로 성숙

sor 2011-08-02 오후 14:56

사람이 입맛에 맛게 걸러서 편집하는건 어쩔수 없져;; 근데 그 대화의 주제가 영화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문제가 됩니다., 말을 할 때, 앞에는 '너의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내가 볼때는' 이라는 말을 붙이거나, '잘 모르지만'같은 말을 붙이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살고 있답니다.. 소극적이긴 하지만.. ㅋㅋ

sentiTeaTree 2011-08-03 오전 00:48

왜 솔직해야 하고 어디까지 솔직해야 하나요?
적어도 내 적나라한 감정, 내면의 생각들까지 다 말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믿음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솔직함은 중추적인 요소가 아니라 곁가지가 아닐까요.
오히려 믿음과 신뢰가 깔려 있어야만 서로 솔직해질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실제로 님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나요?

님께서 거짓되게 살지 않고자 노력한다면 그걸로 충분해 보입니다.
그 이상 솔직함을 논하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고 말 꼬리 잡기 밖에 안된다고 생각해요. ㅇ_ㅇ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