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성소수자 등 문제 인식 '심각한 수준'
한국천주교 정진석 추기경(서울대교구장·79)이 8일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준)는 4대강 사업과 성소수자 문제를 중심으로 정 추기경의 현실 인식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정 추기경은 “주교단에서는 4대강 사업이 자연파괴와 난개발의 위험이 보인다고 했지 반대한다는 소리를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발전을 위한 개발이냐, 파괴를 위한 개발이냐는 자연과학자들, 전문가들이 다루는 문제이지 종교의 분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발전을 위한 개발’에 힘을 실어주면서, 일부 찬동하는 과학자와 전문가들을 제외한 절대다수 국민들의 의견에 재갈을 물리어 비판적인 의견들을 함구시키려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정 추기경이 이번 발언에서, 4대강 사업 반대를 분명히 한 주교단의 입장을 얼마나 왜곡했는지는 지난 3월 12일 천주교 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 기자회견문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주교회의는 이 자리에서 “춘계 총회에 모인 한국 천주교의 모든 주교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 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또한 “정부 실무진의 설명을 들어보았지만, 우리 산하에 회복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대규모 공사를 국민적인 합의 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수많은 굴삭기를 동원하여 한꺼번에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욕심으로 인한 경솔한 개발의 폐해가 우리 자신과 후손에게 지워질 때, 이 시대의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라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4대강 사업이 종교인들이 관여할 분야가 아니라는 정 추기경의 인식에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그가 말하는 과학자와 전문가들 뒤에는 생태·환경을 외면하는 토건자본과 권력이 굳게 버티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므로, 이를 모르쇠 하는 그의 발언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 종교인들에게 국민의 정당한 권리인 참정권을 포기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4대강 사업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지적된 바 있지 않은가. 따라서 정 추기경의 이같은 발언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그동안 남한사회에서의 천주교에 대한 호의적 관심과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개탄스런 망언이라 하겠다.
또 하나, 동성애 차별 금지 논란에 대해 정 추기경은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하셨을 때 생물을 암수로 만드셨다고 비유적으로 말하고 싶다. 암수가 정상이다.”라고 규정한 다음 “가령 많은 사람이 감기에 걸렸다고 모든 사람이 다 감기에 걸려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억지로 빗대 확대 해석한 대목에 이르면 그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 감수성이 얼마나 취약한 인물인지 잘 알 수 있다.
정 추기경은, 그간의 인권운동과 과학적 연구에 힘입어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가 동성애를 정신질환의 목록(DSM)에서 삭제한 점이나, 1993년 미 국립암연구소가 X염색체에서 동성애 관련 유전자를 찾아냄으로써 선천성이 증명된 데 대해 일체 아는 바 없는 모양이다. 아니면, 자연 생태계에 존재하는 생물들의 다양한 성적 경향과는 별개로, 오직 창조론에 입각해 이성애 중심으로 가두어 두려는 기존 수구·보수기독교의 입장을 단순 반복하는 것이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도움 되기에 그랬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사회적 약자에 유난히 관심을 기울였던 예수의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 권력 지향적인 행태로 볼 수 있다.
정 추기경은 이날 “생존과 진리, 자유라는 이 세 가지 가치를 가능한 한 완벽하게 실현해주려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두운 시대에 꼭 필요한 발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정의’가 빠져 ‘지도자’에게 주는 구체적인 충고로는 많이 미흡하다. 정 추기경은 선지자 아모스가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라'며 당시 지도자들을 혼쭐 냈던 모습을 유념해야 한다. 가톨릭이나 개신교나 지배계층과 야합하는 교권주의는 반드시 예수운동을 망치게 돼 있다.
2010. 12. 9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준)
http://cafe.daum.net/VoiceOfNewChristian
논평에서 말씀하신 내용은 여러 주장들의 한가지 입니다. 때문에 인용자료로 사용하기에는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만 최근 연구 결과들은 선천적일 가능성에 대해서 더 많은 보고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성애에 대해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에 대해 묻고 답하는 것은 일면 당연해 보이지만, 이 질문이 가지고 있는의미가 인권적이지 않기 때문에 지양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해 고민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