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법원에서는 성별을 판단하는 데 있어 염색체와 같은 생물학적인 요인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의, 성전환자의 성별변경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몇 가지 우려 속에서도, 매우 기쁜 마음으로 이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합니다. 특히 성인식이나 성역할을 생물학적으로만 규정짓지 않은 이러한 시각 변화를 적극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번 판결로 아직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 및 개명에 관한 법률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성전환자들이 정식으로 공부상의 성별과 이름을 바꿀 수 있는 길이 트였습니다. 이번 판결이 늦어지면서 성전환자들에게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신분 등록 상의 성별이 변경되어 일상적인 삶에서부터 취업이나 공적인 활동에서 겪는 불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아직 의학적 기술이 미흡고 또 많은 비용이 들며 외과적 시술로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외부 성기에 대한 강조 등, 대법원 판결상의 성별변경의 요건이 과도하여 실질적이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요건 규정을 완화하여 성전환자의 실정에 맞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성전환자의 성별변경 및 개명이 보다 원활하고 간편한 절차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반영한 성별 변경에 관한 법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성전환자 성별변경 관련 법 제정을 위한 공동연대>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입법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따르며 많은 비용이 드는 성전환 시술이 의료보험의 적용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이를 도입하는 것 역시 앞장 서서 요구할 것입니다.
또한 성전환자가 공부상의 성별을 변경하고 개명하였다고 하여 성전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모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려는 단체로서 성전환자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하는 데 함께할 것입니다.
2006년 6월 23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