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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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우린 여기 함께 살지 않아)
저들의 염려와 살뜰한 보살핌 아래 (저들은 보살피지 않아)
웃으며 떠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저 바다 아래의 잠 든 아이들은 말고
닭장차에 방패와 쇠몽둥이를 싣고 신출귀몰하는 우리의 공권력과 함께
우린 모두 안전하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평화롭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리의 땅 아 우리의 나라
거짓 사랑과 날선 혐오 넘치는 땅에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지켜 내야해
군림하는 자 노래 소리와 채찍질아래
우린 너무도 질기게 참고 살아왔지 (너무도 오래 참고 살아 왔지)
우린 너무 오래 참고 살아 왔어 (너무도 오래 참고 살아 왔지)
아~ 대한민국
( 2016 지보이스 정기공연 ‘전체관람가’ 오프닝 곡 ‘아, 대한민국’ 中 – 작사/작곡/노래 정태춘, 편곡 재우, 개사 샌더)
지보이스 정기공연 연습에 한창이 던 9월 25일 오후 3시가 지날 무렵.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 때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1년의 가까운 시간을 의식을 잃은 채 병석에 누워있던 백남기 농민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연습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얼마나 더 참고 살아야하는지. 우리는 저들에게 사람인 것인지. 한 달이 다되어가는 지금의 시점에서도 이 대한민국에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10월 15일 열린 공연에서도 우리들의 물음과 안타까움은 이어졌습니다.
10월 15일 지보이스 정기공연은 ‘전체관람가’라는 제목으로, 2회공연으로 조계사 내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450여분의 관객, 50여명의 단원과 공연스태프등 총 500명에 달하는 분들이 지보이스의 정기공연에 함께 해주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에 안타까워했지만, 성소수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마을어린이합창단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렸고, 힘들어도 당당하고 기운 내며 우리의 삶을 서로 축복하자는 메시지를 함께 나눈 뜨거운 감동의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객석이 부족하여 미처 오시지 못했거나 따로 챙기지 못한 분들께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하며, 내년에는 더 넓은 자리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 위원회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철폐를 주요 권고 사항으로 선정하며 군형법 제92조의6을 폐지할 것을 한국정부에 요청하고, 1년 내에 이에 대한 이행 여부를 보고하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렇지만 10월 현재 한국정부는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말 한국판 소도미법인 '군형법 상 추행죄'를 합헌 결정 내렸습니다. 이에 친구사이가 함께 참여하는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는 20대 국회 내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를 위해 10월 5일부터 “한국판 소도미법!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 상 '추행죄' 폐지를 위한 1만인 입법청원운동”에 돌입하여 온,오프라인 집중 서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0월초 대학교 내 각종 행사장에서 오프라인 캠페인을 시작하여, 지보이스 공연, 서울프라이드영화제 등에 서명 캠페인을 실시 및 예정이고, 이후 종로 이태원 홍대 지역 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역을 돌며 전국적으로 이 법안의 문제점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현재 4,200여명의 서명이 도착했습니다.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 날을 기념하여 12월 9일까지 서명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지금 온라인 서명에 참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온라인 서명 참여하기 : https://goo.gl/1hlGSZ
다큐 <위켄즈>가 베를린국제영화제 및 해외 14개 영화제를 다닌 이후, 지난 10월 9일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에 초청되어 국내 첫 공식 상영의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동하 감독과 주요 출연진으로 박재경, 조남웅, 이종걸 친구사이 회원들이 함께 참석하여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다큐 제작의 계기, 지보이스의 가입 조건, 연습 등으로 그렇게 바쁜데 연애는 어떻게 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 있었고, 영화 내내 흐르는 지보이스의 노래와 가사가 너무 좋다는 반응 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12월 1~9일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에 다큐 <위켄즈>가 초청받아 드디어 서울에서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2월 개봉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 중인 다큐 <위켄즈>. 삶과 사랑을 노래하는 라이프 뮤지컬 다큐멘터리 <위켄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느덧 10월도 중반이 흘렀습니다. 성소수자 제도 개선 활동에 앞장서고, 성소수자 문화/생활 콘텐츠를 디자인하기 위해 활동하는 친구사이입니다. 또한 우리 대한민국이, 이 땅이, 이 사회가 성소수자에게, 사회적 소수자에게 평등하고, 존엄하게 그리고 소수자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을 다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는 단체입니다.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고자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더 드러내어 알리고, 함께 살자고 외치는 일들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더 이상 질기게 참지 않도록 이 땅이 변화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같이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