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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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사생활 #13 - ‘LOVE, FREE OR DIE’
<11월, 늦은 가을날의 서울성공회 성당>
서울 정동엔 예쁜 예배당이 두 곳 있습니다. 우선 덕수궁의 왼쪽 편엔 잘 알려진 이문세의 노래 <광화문연가>에 나오는 정동교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오른편엔 돌담길을 마주한 서울성공회성당이 있습니다. 성공회성당은 사람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100년이 넘은 전통을 가진 이 성당의 주일 풍경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익숙합니다. 제가 성당을 찾은 이 날도 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성당에 모였습니다. 저는 이 날 이곳에서 의미 있는 영화상영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성당을 찾았습니다. 지난 11월 10일,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의 공동체상영회가 있었습니다. 이번 상영회는 성공회 ‘길찾는교회’, 성공회 성북 ‘나눔의 집’의 주최로 열려 다양한 교인들과 LGBT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의 포스터>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파트너 마크에 대한 사랑, 자신이 열렬히 사랑하는 두 가지가 충돌해 버린 ‘진 로빈슨’에 대한 다큐입니다. 그는 2003년, 전 세계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공개’ 동성애자 주교가 됐습니다. 그가 정식으로 서품되는 과정정과 그 이후의 모습을 카메라는 담습니다. 동성애자 주교를 임명하는 것에 대해 그 당시 미국성공회 내부터도 많은 논쟁들이 있었지만, 오랜 시간 대화를 통해 해답을 찾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때문에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동성애 문제를 다룰 때 종교와 얽히면 이성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우리 현실에서 과연 LGBT들에게 종교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집니다.
"이제 나아갈 때 입니다."
한 신부가 연설도중 이렇게 말합니다. 이 말이 주는 울림은 굉장합니다. 비록 오랜 시간 멈춰왔을지라도 이제는 한 걸음의 시작으로 우리 같이 나아가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특히 로빈슨 주교의 커밍아웃 이후에, 미국 LGBT교인들이 앞 다퉈 교회에 나서 커밍아웃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가 단지 첫 ‘공개’ 게이 주교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어쩌면 수많은 LGBT 교인들이 숨죽여 그 순간만을 기다려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사람들은 웃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교인들이 커밍아웃을 하는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감정들이 있었음에도, 단지 ‘난 종교가 없으니까’하고 남의 일처럼, 그래서 때로는 그들의 깊은 슬픔을 새겨듣지 않고, 흘겨듣지는 않았나 되돌아 봤습니다. 분명한 건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가장 인간적인 가치라는 것이지요. 어쩌면 그들은 신을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고통들, 그러한 시련의 시간들을 반복해서 겪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일부 종교인들을 보며 그들은 또 한 번 세상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좌절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종교가 갖는 공동체의 가치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종교란 도덕적인 가치로 사람들을 묶어주고, 위로해주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그 안에서 누군가 말하는 혐오와 차별의 이야기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로빈슨 주교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올라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모두와 각자의 마음속에 계신 주님
우리를 분노하게 하소서
나라 안팎의 차별에 대해 분노하게 하소서
순수한 관용이 주는 자유를 통해
차이에 대한 진정한 존중과 따뜻한 포용을 하게 하소서
듣기 좋은 감언이설의
손쉬운 단순화의 해법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자신과 이 세상에 대한 진실을 직시함으로써
미래의 시련에 맞설 수 있게 하소서
아멘
<로빈슨 주교의 축하 기도문 중에서>
오는 11/14일 정식 개봉을 앞둔 영화 <로빈슨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현재 대학가와 교회를 중심으로 공동체상영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누구라도, 어느 장소에서든,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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