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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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들의 이야기: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지나 (소식지 팀)
친구사이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가 또 개봉한다. 6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하 두결한장)은 너무나 당연하게 퀴어 영화. 또한 김조광수 감독의 첫번째 장편 극영화이기도 하다. 이전에 <소년, 소년을 만나다>, <친구사이?>, <사랑은 100°C>도 있었지만 ‘장편’이라는게 변별점. 단편영화와 장편은 호흡이 전혀 다르니까.
<두결한장>에는 게이만 나오는게 아니라 레즈비언 커플도 함께 엮인다. 이쯤 되면 제목도 그렇고 언뜻 눈치를 챌 수 있다. 계약결혼 이야기? 비단 대한민국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의 계약결혼 혹은 위장결혼을 다룬 퀴어영화는 적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우리가 전에 보았던 영화들과는 사회적 분위기가 다른 만큼 보다 피부로 와닿는 것들이 많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점은 영화에 나오는 대다수의 캐릭터가 ‘친구사이’ 사람들을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에 친구사이 회원들을 아는 사람이면 훨씬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 굳이 친구사이에서 활동하지 않았더라도 작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을 보았다면 어떤 캐릭터가 어떤 친구사이 언니를 그렸는지 눈치챌 수 있다. 게다가 G_Voice도 나온다. 또! 중간중간 엑스트라로 몸을 던진 친구사이 회원들이 숨어있는 장면을 찾아내는 즐거움도 꽤 쏠쏠하다.
영화는 ‘예쁜 게이’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물론 (게이 커플 배우 모두 상당히 훈훈하다), 모든 게이가 꽃미남일 것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동인녀 언니들이 현실감각을 배우는 데에, 또한 게이 커뮤니티 안의 즐거운 분위기를 잘 담고 있기 때문에 그간 퀴어영화들이 보여왔던 우울한 분위기와는 달리 유쾌하고 즐겁게 러닝타임을 보낼 수 있다. 물론 ‘한 번의 장례식’이 주는 극적인 전환도 있지만 그 역시 모두 가슴 속에 묻고 앞으로 한 발 더 나갈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이고 권장할 만한 삶의 자세야 말로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일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 외에도 장면 장면에서 볼 수 있는 깨알 같은 디테일은 게이 감독이 아니면 만들 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더불어 영화와 함께 같이 진행되는 만화가 박희정 씨의 동명 만화가 나오는 엔딩은 보너스. 우리들도 즐겁고 유쾌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그리고 당당하게 잘 살고 있다고 얘기해주는 영화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갑다.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