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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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탐방] 팔색조 갈라언니
상근로봇
친구사이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는 참 재주가 많다는 것. 남들은 밥 벌어 먹고 살기도 힘든데 이 사람들은 자기 일도 잘하고 숨은 재주도 많고 단체 일도 열심이다. 그 중 독보적인 인물이 갈라 언니.
처음 친구사이 모임에서 구석에 짱 박혀 어리바리 분위기 파악하고 있을 때 말을 건네 준 언니의 포스는 무슨 인자하신 대왕대비 마마님. 나도 친구사이 나오기 전엔 마마님 소리 들었는데 언니 앞에 있자니 무수리가 된 기분이 들었다. 달리 표현하자면 '아~ 이런걸 기갈이라고 하는 거구나' 싶은 순간이랄까? 하지만 그런 왕언니 포스와는 달리 언니와 함께 하는 자리는 늘 빵빵 터진다. 술자리는 말할 것도 없고 회의까지 즐겁게 만드는 친구사이 넘버원 분위기 메이커. 그 능력 아무나 가지는 거 아니다. 그래서 언니는 성소수자 가족모임도 함께 하는데 가족모임을 진행할 때는 꼭 이금희 같다. 그런 자리가 은근.. 이 아니라 대놓고 어색하고 분위기 오묘하기 마련인데 언니는 아침마당 이금희 아나운서 뺨치게 얘기도 잘 끌어내고 분위기를 편하게 만든다. 아마 가족모임에서 좋은 일들이 생기는 건 갈라 언니의 이금희 화술 덕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리고 지_보이스의 히트곡 <낙원동 블루스>를 부르기도 한 이 언니. 실제로 듣기 전까지는 못 믿었다. 어우.. 주현미가 울고 갈 판. 하지만 언니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회사에서는 아주 무서운 상사라고. 전해지는 얘기에도 그렇다. 언니가 친구사이에서 회계감사를 맡았을 때 그 수많은 영수증과 지출 목록을 하나씩 일일이 대조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덜덜. 마지막으로, (현재까지의 눈치로 파악하자면) 친구사이 왕언니 중에서도 서열 2순위인 왕언니로서의 중심을 잡는 역할도 언니의 한 가지 모습. 회의할 때 언니 말에 깔깔 웃다가도 ‘그러니까 이건 누가할지 담당자를 빨리 정해. 언제까지 할 거야?’ 하고 딱 못을 박을 때면 정신이 확 든다. 그러다가 또 ‘야~ 이 년들아.’하는 언니 말투에 큭큭 웃고. 그래서 언니랑 있는 자리는 늘 즐겁다.
물론! 언니라고 태어났을 때부터 이런 우아한 팔색조였을 것 같진 않다. 친구사이 다른 언니들도 그렇다. 누구나 다 힘든 시기를 거치고 성인이 되었지만 친구사이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는 건 다른 사람과는 살짝 다른, 더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고, 지금도 이겨내기 위해 조금 더 열심히 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진다. 열심히 살자.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