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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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회 G_Voice 정기공연 ‘동성스캔들’ 특집]
[공연을 준비하며] 평화롭고 안온하다

평화롭고 안온하다. 이것이 G_Voice에 머무르고 있는 동안의 내 심정이다. 매주 일요일마다 남자 마흔 명과 대면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좀 손 떨리는 일이었다. 여중과 여고를 거쳐 들어온 대학에는 여자 못지않은 감수성과 예민함으로 무장한 남자들이 우글거려, 나의 ‘남자’에 대한 면역력은 자꾸만 떨어져갔다. 평정을 유지하는 건 관두더라도 일단 얼굴은 빨개지지 말자고 다짐하며 작은 카메라 뒤로 숨어들었다. 그래 나는 카메라야 그래 나는 카메라야,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렇게 촬영을 시작한 지 어언 두 달째. 나는 생각보다 빠르게 이 섬세한 남자들에게 익숙해졌다. 이제는 눈이 마주치면 제법 마주 웃어줄 수도 있고, 조금 필사적이긴 해도 자연스레 대화를 나눌 수도 있으며, 그런 의상은 상의를 다 벗고 입으셔야죠, 같은 드립도 칠 수 있게 되었다.
평화롭고 안온하다. 이 곳의 남자들은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 상냥하게 웃고 다정하게 말을 건다. 가까이 다가서면 저마다 좋은 냄새가 나고, 뜨거운 여름날에도 말간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알고보니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비비크림을 바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터무니없이 짧은 머리를 지적하는 사람은 없고, 대충 펴 바른 아이섀도우의 펄감을 칭찬하는 사람만 있다. 화장실에 걸려있는 휴지마저 분홍색 곰돌이 무늬인 것을 발견하고 생각에 잠겼다. 참 귀엽다. 귀엽지만, 나는 웬만해선 저런 휴지를 사지 않을 것 같다. 게이란 이런 것인가, 상상할 수 없는 측면까지 아기자기한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종로 거리를 걷고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갑자기 내 팔을 휘어잡았다. 아가씨! 아가씨 겉모습만 여자인 거 알지? 깜짝 놀라서 되물을 뻔 했다. 뭐라구요? 그럼 제가 속은 남자란 뜻인가요? 그럼 제가 게이들을 이렇게나 좋아하고 있는 건 저도 속은 게이라서???
평화롭고 안온하다. 내가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면서 이리저리 카메라를 돌려대고 가끔씩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집요하게 쳐다봐도, 그들은 계속해서 노래를 부른다. 남자들의 합창을 참 좋아하지만 이렇게 라이브로 몇 시간씩 연속해서 들을 수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목소리가 조금씩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며 공간을 꽉 채운다. 카메라의 돌비채널이 고른 높낮이를 유지하면서 움직이고, 어느새 외워진 가사와 멜로디를 마음속으로 따라하다가 문득 카메라 모서리에 비친 내 얼굴과 눈이 마주친다. 나는 매번 웃고 있다. 그것도 아주 흐뭇하게.
일요일 오후,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안온한 시간. 한가한 지하철을 타고 종로로 나와 카메라를 드는 일은 내게 있어 일종의 이완이다. 공연을 앞두고 긴장감에 날이 선 그들에게는 미안한 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공연을 보는 관객들도 아마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투쟁이라는 의의가 없더라도 이미 충분히 따뜻하다. 어디에나 있지만 쉽게 만날 수는 없는 그들이라 지금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 공연은 아마도 이들처럼 귀엽고 섹시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애틋한 기분이 들 것만 같다. 이번 공연은 어쩐지 느낌이 좋다. 분명히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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