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곧 미국 대선이 치뤄진다.
요즘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치인이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워드 딘이다. 그는 여러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딘 현상’(Dean Phenomena)이라 불리우는 지지 돌풍을 일으키며 단 몇 개월만에 다른 민주당 후보들을 제치고 지지율을 급상승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워드 딘은, 노무현 대통령의 '노사모'와 같이 젊은층으로 구성된 열혈 지지자들을 단번에 모았으며, 현재 100만명에 가까운 지지 서명자들을 막강한 런닝 파트너로 두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이 지지 열풍은 곧 노무현 캠프의 '희망 돼지'처럼 각 개인들이 50달러에서 100달러를 후원하는 쪽으로 그 불길이 오르는가 싶더니 급기야 현재 4000만 달러 이상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코 기업과 정치인의 돈을 받지 않겠다는 게 하워드 딘과 그를 지지하는 자원 봉사자들의 각오다.
최근 엘 고어가 하워드 딘을 지지한다는 선언을 했다. 비주류였던 하워드 딘에게 민주당 주류들이 완연하게 돌아섰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과연 하워드 딘이 이 기세를 몰아 조지 부시의 재선을 가로막을 수 있는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시 정권과 보수성과 견주어 나름의 진보적 레토릭을 점유하고 있는 하워드 딘의 대선 가도의 여러가지 면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과정과 닮아 있어 특히나 한국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현재 미국의 동성애자들 역시 하워드 딘을 향해 연호하고 있는 중이다. 하워드 딘의 '딘 현상'의 첫 도화선을 당긴 것도 동성애자들이었다. 이들은 딘의 선거 캠프에 자원 봉사자로 일하고 있으며, 각종 기금 마련 파티를 열어 선거 자금을 모아왔다.
The Advocate 등을 비롯한 동성애자 언론에서는 앞다투어 하워드 딘을 커버스토리로 올리는데 열을 올렸고, 하워드 딘 역시 여느 후보들 보다 앞서 동성애자 언론, 유명인들과 만나 런닝 파트너로써 악수를 나누었다.
하워드 딘은 민주당 내에서 약간 '왼쪽'에 있는 인물이긴 하지만 무엇 때문에 동성애자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하워드 딘의 선거 공약들은 대체적으로 민주당의 전통적인 보수성을 그대로 탑재하고 있지만 두 가지 점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동성애자들의 공적혼인관계Civil Union에 대한 법제화'다. 이미 하워드 딘은 친동성애자 정치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2000년 버몬트 주지사로 있을 때 동성애자들의 공적혼인관계를 법제화하는데 싸인했던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지난 금요일자 워싱턴 포스트紙는 하워드 딘의 민주당 경선에서의 도약이 바로 동성애자의 지지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보도했다. 과연 하워드 딘은 미국 게이들의 대통령이 되는 걸까? 대선 때마다 가장 날카로운 대립각 중에 하나로 제시되는 동성애자 문제가 이번에도 큰 이슈를 낳게 될까?
그러나 하워드 딘의 정치적 레토릭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도 존재한다. 한국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한나라당의 대권을 막기 위해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던 거와 같이, 지금 미국에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미국 내에서 그나마 가장 진보적인 녹색당이 선거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하고 있다. 녹색당이 선거에 참여할 경우 표가 갈리게 되고, 지금 현재는 반부시 전선을 펴야 될 때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녹색당 후보였으며 가장 지명도가 높은 네이더는 만일 또다른 민주당 후보인 데니스 쿠시니치가 민주당 후보라면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데니스 쿠시니치는 민주당 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색채를 띠고 있으며 노동 운동으로 정치를 시작한 인물이지만, 그는 민주당 내에서 철저히 외면당해왔다. 하워드 딘은 민주당 후보로 뛰면서부터 부시와의 차별성을 위해 '이라크 전쟁 반대'라는 수사를 펴고 있지만 실은 예전에는 유엔의 동의 없이 미국 자체적으로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 인물이었다. 외려 민주당 내에서 유일하게 전쟁 반대를 외쳤던 이는 데니스 쿠시니치였으며, 동성애자 문제에 대한 인식도 하워드 딘 못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다.
하워드 딘의 정치적 레토릭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은 하워드 딘이 공화당/민주당의 전통적인 보수 양당 시스템에서 민주당이 그나마 공화당과의 '차별성'을 위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깜짝 카드, 또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하워드 딘의 정치 경제에 대한 의견은 이라크 문제와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두 문제를 제외하고 여느 민주당 후보와 다를 게 없다.
게다가 아무리 동성애자 문제가 중요하긴 하지만 미국 동성애자들이 예전에 비해 동성애자 커뮤니티 문제로만 국한시켜 정치 의제를 논하는 점은 이미 동성애자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문제제기된 것이 여러 번이다. 대부분 동성애자들의 정치 기금 후원 단체들은 그것이 공화당을 지지하든 민주당을 지지하든 견고한 보수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미 상당히 권력화되어 있다.
그들이 두 번에 걸쳐 만들어놓은 클리턴은 기껏 동성애자 군대 문제를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 정책으로 살짝 위장하지 않았던가? 지난 10년 동안 동성애자들이 뼈빠지게 돈을 모아 주고 힘을 몰아줬지만 10년의 결산물에 대해 그들은 떳떳히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하워드 딘의 친동성애자 제스추어가 겉만 번지르르한 정치적 수사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 중에 하나다.
그가 과연 부시 재선을 가로막을지, 그래서 지금 배반의 계절 속에서 뼈 깎는 수치심을 느끼고 있을 노무현 지지자들의 상처를 미국민들과 미국의 동성애자들에게도 안겨줄지, 아니면 反부시 정서 속에서 인터넷 돌풍을 몰아 백악관을 접수한 후 정말로 자신의 약속을 고스란히 지킬 첫 번째 대통령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아울러, 곧 총선이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한국의 동성애자들은 이 정치의 계절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아젠더를 위해 정치판에 뛰어든 미국 동성애자들의 10년史를 에누리 없이 꼼꼼히 성찰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2004년 정치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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