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채희기자 = 미국내 여러 주에서 동성간의 결혼을 허용하고
있는 가운데 동성커플 간 `시민결합(civil union)'에 대한 지지여론이 높아지고 있
는 것으로 9일 보도된 미국 언론들의 여론조사 결과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지난 4∼7일 미국 성인 1천202명을 무작위 선정해 실
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 포인트) 결과 응답자의 51% 가 동성 커플이 시민결합
을 통해 결혼한 것과 같은 법적 권리를 얻는데 찬성, 찬성 비율이 종전 여론조사
때보다 한달도 못돼서 6% 포인트 늘어났다.
또 동성결혼을 금지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고 각 주가 자체규정을 만들도록 하
는 방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도 최근 조사 때보다 8% 증가해 절반을 약간 넘었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결과에서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은 성급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동성간의 결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매우 유동적으로 지난 1월 조사에서 동
성간의 결혼을 허용할 권한을 각 주에 줘야한다는 지지자들은 58% 였다가 2월에는 4
5%로 떨어졌고 이번 조사에선 53%로 다시 높아졌다.
또 응답자의 59% 는 동성결혼에 반대한다고 응답해 이 비율은 지난달보다 4%
포인트 증가했다.
그래도 조시 부시 대통령이 밝힌 동성결혼 금지 개헌 지지 의사에 대해서는 반
대의견이 높았다. 52%가 부시 대통령이 동성결혼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반대했고 44
%만 지지했다.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 중 누가 이 문제
를 잘 다룰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USA 투데이와 CNN, 갤럽이 공동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54% 가 동성
간의 시민결합에 찬성하고 42%만 반대, 지난해 7월 57%가 반대하고 40%만 찬성했던
데 비해 찬성여론이 높아졌다고 USA투데이 인터넷 판이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3분의 2 가까이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주의 시 당국들이 동성 커
플에게 결혼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은 중단해야한다고 답했고, 동성결혼 인정에 반대
하는 비율도 10명 중 6명 꼴로 지난 1999년 조사 이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동성애 단체들은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성애 단체 '결혼의 자유'의 설립자인 에반 울프슨은 "미국인들이 우리 가정과
행복, 아이들을 보고 있다. 그들이 왜 우리가 보호받아야하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
다. 여론이 우리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미국인들이 결혼과 동성간의 결합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 종교단체 대표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결혼할 권리는 주지 말자, 그들이 뭔
가를 원한다면 시민결합은 허용하자'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hae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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