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공동성명서>
이라크 침공행위 중단하라.
전쟁 파병 결사 반대 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전세계의 평화를 선택하라.
파괴와 야만의 지난 세기를 보내고 상생의 새 천년을 기원했던 전세계의 사람들은 다시 한번 절규한다. 아프카니스탄 전장의 화염이 채 가시기도 않은 오늘 아침, 이라크로 발진한 미전투기를 보았기 때문이다. 깡패국가의 이윤과 석유공급 라인을 얻기 위한 학살극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미국은 유엔안보리 표결조차 포기하고 전쟁을 도발함으로써 '대량살상무기를 단속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처사'라는 자신들의 무안하기 짝이 없던 거짓말조차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피묻은 군화발에 이름을 새긴 또 다른 30개국의 잔인한 정부 수뇌들과 석유재벌, 군수산업체만이 그들의 유일하고 전폭적인 지원자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에는 열화우라늄탄으로, 살인적인 경제제재조치로, 수 십만의 어린이가 질병을 가지고 태어났고 굶주림과 기초적인 의약품이 없어서 죽어갔다.
포탄이 떨어지는 곳에는 후세인이 아닌, 전쟁을 피해서 이웃 도시로 떠날 수 조차 없는 가난한 사람, 사회적 약자들만이 있을 뿐이다. 지난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미군 사망자가 5명인데 반해, 민간인 사망자가 무려 1만 3천명이었다는 집계는 전쟁이 대량 학살을 위한 침략행위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런데 이렇게도 추악한 침략을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 미대통령에게 무엇을 약속했는가. 테러와의 전쟁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미동맹의 정신에 따라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한 술 더 뜬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은 이라크전과 관련해 정부 입장을 지지하고, 앞으로 파병문제 등은 국회에서 초당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얄팍한 동맹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이 조건부로 얻어진다고 믿고 있고, 조지 부시가 한반도의 평화를 영구적으로 지켜주리라 희희 낙낙하고 있다면, 착각도 유분수다.
그 더러운 계약에는 영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계산하고 있는 미국의 패권적 일방주의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라크의 사람들을 희생한 대가로 얻는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다.
지금 당장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망발을 사죄하고 국민과 전세계 양심의 뜻에 따라 '전쟁반대'를 선언하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북핵 문제로 안보상황이 불안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최대의 선택이 무엇인지 다시 검토하라. 그리고 한나라당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은 학살범의 주구로 전락할 국회를 주시하고 있는 국민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한번 우리 한국의 인권운동가들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민중에 대해 벌이고 있는 학살극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전쟁을 통해서 파괴되는 것은 대량살상무기가 아니고, 이라크의 숲과 힘없는 어린이와 여성이며, 평화를 열망하는 전세계인의 희망이다.
2003년 3월 20일
제2회 전국인권활동가대회 준비모임 3월 포럼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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