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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호] 10월의 친구사이 소식지
2023-11-02 오후 15:01:25
기간 10월 
[160호] 10월의 친구사이 소식지
Vol.160
[이달의 사진] 경리단길에 뜬 별
2023년 10월 21일 밤 10시, 남산 소월길 인근 경리단길 소재 5곳의 장소에서 야간개장이 개최되었다. 야간개장은 2018년 이래 4회째를 맞는 게이커뮤니티의 일원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드 행사로, 야간개장 기획단이 주관하고 글로우서울 담당 매장을 포함한 여러 상업공간에서 매해 열리고 있다. 올해는 기존의 행사가 열린 익선동을 떠나 경리단길에서 개최했음에도, 예년에 준하는 많은 수의 참가자가 행사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야간개장 행사장이 있는 새비지가든 초입의 모습이다.
 
[활동보고] 20년의 노래, 그리고 지금을 잘 보내기.
친구사이 감사제 때 함께 해주신 분들의 도움으로 친구사이 사정전에 음향과 영상 설비를 개선하였습니다. 86인치 이동식 스마트 TV와 태블릿 PC를 구매했고, 한 기증자의 도움으로 무선 마이크를 설치하고, 앰프를 교체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친구사이 감사제에 참석하신 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잘 정리하고 앞으로의 친구사이 운영에 잘 반영하고자 합니다. 게이 커뮤니티 일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확대하고, 또한 그러한 활동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잘 전달하여 우리가 커뮤니티에 함께 있다는 효능감을 자주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친구사이 감사제가 그러한 자리가 될 수 있겠다고 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활동스케치 #1] 2023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벌거벗은 Q – 섹스 돌(아)보기' 후기
‘섹스하는 관계와 욕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파트너별로 나의 욕구와 욕구 충족 시의 감정, 욕구 불충족 시의 감정을 생각해보고 그럴 때마다 드는 감정이나 생각을 적어보는 거였다. 나는 어떨 때 섹스하고 싶은가? 섹스를 다 하고 나서는 어떤 기분이 드는가? 섹스가 불만족스러우면 어떤가? 평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섹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활동스케치 #2] 비욘세, 이소라, 자우림 그리고 지보이스

남아서 이곳을 바꾸려는 의지의 사람들. 그들에게 ‘현실을 요약하여 보여주는 일’보다 힘이 되는 것은 ‘무엇을 지키고자 하는지’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노래 노래 노래>의 무대에서는 커뮤니티가 지켜온 것들과 지키고자 하는 무엇, 그리고 기억해야 할 사람들과 감사해야 할 사람들을 말했다. 지난한 시간들을 버티는 일은 고고하고 빛나는 게 아니라, 부서지고 남루해지는 과정임을 말했다. 나는 애써 객관적 평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실은 이들의 말에 감응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었다.

 
[활동스케치 #3] 군대 가야 하는 성소수자, 이 행사 한 번 참석해보세요

다음에는 조금 더 현실감 있게, 사례를 연극처럼 만들어서 시연하고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질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연을 영상으로 만드는 것도 재밌을 거 같구요. 군인에게 요구되는 자세와 태도가 있지만, 그럼에도 나 자신의 성별표현, 성정체성이 부정당하거나 차별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군대에서도 당당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연습하는 성소수자 예비입영자 길라잡이. 다음에는 여러분도 참여해보세요!

 
[활동스케치 #4] 부산에서 대화하고, 안산에서 걷기 (대화의 만찬, 산책번개 참여 후기)
서로 친한 사이들은 아니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친한 사람들과 나누지 못한 이야기나 경험을 하는 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새로운 사귐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밀도있게 만나지 않더라도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경험이나 일상을 잘 나누면서 서로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시간들을 잘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활동스케치 #5] Taiwan LGBT+ Pride 참관기 :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
잔뜩 기대를 안고, 혼자서 방문했던 작년 프라이드가 떠오른다. 퍼레이드 전날 터진 이태원 참사와 당일 아침부터 내리던 폭우로, 내 마음은 이미 바닥에 있었다. 축제를 즐기지도, 흥겨움을 느끼지도 못했던 것 같다. 올해는 지보이스 친구들과 함께, 시끌벅적한 기분으로 대만 프라이드에 방문했다. 역시 축제는 친구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일까? 작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축제의 캐치 프레이즈 ‘Stand with Diversity’부터 흥겨운 분위기까지, 이것이 ‘소수자로서의 해방감’이고, ‘Pride’를 느끼게 해주는 장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36 :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어ㅡ트랜스젠더 박에디 이야기⟫ 박에디 작가 초청 모임 후기

유쾌한 할머니가 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MTF 트랜스젠더가 아직은 한국 사회에서 정말 "잘해야" 유쾌한 할머니로 늙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살맛 안 나는 마음과 싸우면서, 실제로 죽지 않으면서, 나의 유쾌함을 흔쾌해하는 주변 사람들도 또한 함께 죽지 않고 살아야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36 : 지보이스 20주년 기념 공연 ‘노래 노래 노래’를 마치고
수많은 노래와 수많은 시간들이 가끔은 무의미하고 스쳐 지나갈 뿐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것, 노래와 커뮤니티와 함께한 시간들의 의미를 계속해서 찾아가다 보면 더 행복한 삶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20년 동안 함께 노래하고 노래를 들어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이번 공연이 무대의 단원뿐만 아니라 보는 분들에게도 큰 영감으로 다가갔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차별의 시간은 길었고 지금도 여전하지만,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그리 무의미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계속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소모임] 문학상상, 문학 한 숟갈 : 인생의 원환에는 쇠락도 있고 희망도 있고

<흩어지는 구름>은 쇠락한 인물들의 쓸쓸함을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구름과 설산의 이미지가 작품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며 자연물의 속성으로 인간사의 보편적인 원리를 나타내서 미학적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쓸쓸한 심상 속에서도 희망적인 기운이 피어나 읽으며 신기하고 즐거웠던 작품이었습니다.

 
[기고] 헌법재판소가 꾼 동성애 꿈
벌써 네 번째다. 지난 26일 헌법재판소가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에 또 합헌 선고를 내렸다. 나도 그 선고가 내려지는 현장에 있었다. 그런데 나는 분명 현실 사회에 대한 선고를 들으러 갔는데, 합헌 의견을 낸 5명의 헌법재판관이 자신들이 꾼 동성애 꿈 얘기를 시작했다.
 
[칼럼] 내 불필요한 경험들 #9 : 커밍아웃이란 원죄
커밍아웃을 죄라 하는 게, 이래도 되는 걸까, 마음이 불편하다. 근데 본가라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로 줄곧, 커밍아웃하지 않았더라면, 하고 박권사님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던 걸 떠올리면, 이 글에서쯤은 괜찮겠단 생각이다. (서른이 돼서야 집을 나오면서 쫓겨났다고 얘기하는 것도 어차피 이치에 맞는 일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커밍아웃하지 않고 살아왔을 삶도 어땠을진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박권사님에게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해버린 후로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는 거다. 집을 나온 선택이 그중 하나였다.
 
[칼럼] 남들 사이의 터울 #6 : 놀러 나가 죽을 법한 사람이 베푸는 선해  
"놀러 나가 죽은 걸 뭐 어쩌란 거냐", 혹은 미국물 든 퇴폐문화라는 한국 사회의 유서깊은 낙인을 운동사회가 돌파해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박수치고 싶은 마음이 나에게는 없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10.29 참사에 대한 운동사회의 대응은 너무나 중요하고 또 필요하지만, 나는 그 추모와 대응 방식이 어딘가 이태원스럽지 않다고 느낀다. 저 사람들 중 상당수는 평소 이태원에서 놀던 사람들이 아닌데, 그런 생각이 든다. 이번 기회에 알아주셔서 너무 감사하지요, 라는 식으로 그 방식들을 별로 선해하고 싶지 않다.
 
[논평] 우리는 낙인과 혐오 앞에서 우리의 둥지를 지어왔으니까
 우리가 존엄한 존재임을 서로 확인하고 지탱해주는 마음은 모여서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지금 그 힘이 결코 작지 않다고 느껴진다. 시대착오적이고 분노스러운 헌법재판소 합헌 판결에도 크게 절망스럽지 않은 이유다. 아마 많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일원들과 친구사이 회원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위헌의견들의 진전들 역시 그 힘이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가 이 힘으로 낙인과 혐오를 굴복시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이 확신을 나누자. 결국 우리가 헌법재판소의 반인권적 합헌 판결을 함께 넘어설 것이니까.
 
[알림] 지보이스 20주년 공연 영상 상영회 공지

2023 프라이드 엑스포에서 지보이스 공연 실황이 공개됩니다. 공연을 못 보셨거나, 다시 한번 보시고 싶은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프라이드 엑스포도 보고 지보이스 공연실황도 보고 단원들과 간단한 GV도 진행된다는 소식?! 퀴어력충전 극장에서 만나요!

 
[알림] 2023 친구사이 교육팀 하반기 정기 프로그램 “벌거벗은 Q – 기후정의와 퀴어”

기후위기가 우리 삶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기후정의와 퀴어가 만나는 교차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기후정의/기후위기에 관심 있거나, 비퀴어이지만 앨라이로 함께하는 많은 분들과 이야기 나누며 생각과 행동을 모으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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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