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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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대화하고, 안산에서 걷기
- 대화의 만찬, 산책번개 참여 후기
친구사이에서 몇해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세 가지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커뮤니티 사귐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10월 9일 부산에서 열린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대화의 만찬'과, 친구사이 트랜스젠더·게이 모임 "산책연습" 4기 모임의 '산책번개'에 직접 참여자로 참여해봤어요.
10월 9일에 부산에서 열린 대화의 만찬 프로그램은, 여러 지역에 살고 있는 성소수자들에게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지역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했습니다. 부산에서 열린 것이 벌써 두번째네요. 5월에는 오픈테이블과 대화의 만찬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10월 9일에는 대화의 만찬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번 대화의 만찬 프로그램의 주제는 '심리 워크숍 - 성소수자 스트레스와 자기돌봄'이었습니다.

심리워크숍은 바로 집단상담의 형태로 진행하기 전에 촉진자가 관련 주제에 대해 짧은 강의를 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인 구성원들이 함께 각각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입니다.
이번 심리 워크숍의 주제는 '성소수자 스트레스와 자기돌봄'이었는데요. 성소수자가 평소에 갖고 있는 스트레스는 어떤 것이 있고, 이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관리하며, 자기를 돌보고 있는지를 나누고 그것에 대해 참여자들이 함께 의견을 나눕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에 대해 자기돌봄을 잘할 수 있도록 자기 스스로도 정리할 수 있고, 모인 구성원끼리 서로 의견을 들으며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이지요.
이번 모임에는 6명의 부산 게이 커뮤니티 일원들이 참여했습니다. 모인 구성원마다 각자가 평소에 갖고 있는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는 데 그것에 대해 서로가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평소에 갖고 있는 생각들을 나누니 공감대도 생기고, 새로운 지점 등을 알게 되더라고요. 저 역시도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활동가로서 겪게되는 스트레스에 대한 측면을 구성원들과 나누면서 저 혼자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참여자들의 피드백 의견을 들으면서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지점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을 수용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자주 열려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지역에도 이러한 자리가 열리는 것이 부족하지만, 서울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자리가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월 15일 일요일 오후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트랜스젠더·게이 모임 "산책연습" 4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참여자와 게이 준비팀원들이 실제로 함께 모여 산책을 하는 "산책번개"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5월에도 3기 참여자들과 진행했었는데요. 이번에도 같은 장소인 서대문구에 있는 "안산 자락길"를 2시간 정도 함께 걸었습니다. 총 9명이 함께 산책했네요.
실제 만난지는 이제 두번째지만, 그 사이 여러 글을 통해 마주한 지라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30분 동안 둘레길을 걷는 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산책길에서는 평소에 수행하고 있는 과제처럼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몸에서 느끼고 있는 긴장 등에 마주하면서, 걷고 있는 주변을 바라보면서 2시간을 걸었습니다. 2시간 걷는 동안 서로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습니다. 오롯이 자신과 자신이 마주한 현재에 집중했습니다.
서대문 안산 둘레길은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요. 일요일 오후라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맨발로 걷는 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실제로 맨발로 걷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나무들은 조금씩 가을에 젖어가는 모습이었고, 5월에 왔을 때와 또 다른 계절감으로 나뭇잎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엇보다 메타세콰이어의 웅장함과 빼곡함이 자연의 모습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이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이 꼿꼿하게 살아가는 끈질긴 생명력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에 더 몰입해서 집중하면서도 우리가 걷는 길의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들을 자주 보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떤 생각 속에 걷고 있을지 궁금했고, 9명이 일렬로 걷고 있는 우리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신경이 쓰기도 했습니다.

산책번개를 마치면서 서로의 참여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매주 꾸준히 걷고 있는 사람들이 하루 모여 2시간 동안 대화없이 자신의 호흡과 신경에 집중하면서 걷는 것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었는데요. 같은 생각을 한 순간도 있었고, 2시간 걷는 길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나누면서, 각자가 걷고 있는 길들이 같으면서도 다르다는 것이 재밌기도 했습니다.
길을 마치며 일요일 하루를 정리하고 오는 순간에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서로 친한 사이들은 아니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친한 사람들과 나누지 못한 이야기나 경험을 하는 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새로운 사귐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밀도있게 만나지 않더라도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경험이나 일상을 잘 나누면서 서로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시간들을 잘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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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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