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서 더욱 행복했던 주말이 지나갔어요.
일요일 다들 푹 쉬셨죠?
전 늦잠 자고 일어나서... 수영도 제끼고 미적거리다가 영화 섹스앤더시티2를 보면서 일요일을 마감했어요.
솔직히 영화에 대한 기대는 없었는데 역시나 좀 지루해서 중간에 졸기도 하고 그랬어요.
여성들의 '어드밴쳐 판타지'라는 카피는 결국 돈과 섹스인 것 같고...
기혼여성, 워킹맘으로서 갖는 고민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얼렁뚱땅 보수적이고...
하지만 역시 섹스앤더시티의 열혈팬들인 게이들을 위한 배려는 심하게 보이더군요.^^
꽤 긴 오프닝 씬은 캐리의 게이친구 스탠포드와 안소니의 게이결혼식이었고,
결혼식 내내 꽃미남들로 구성된 게이코러스들이 멋지게 노래를 부릅니다.
결혼식 주례 겸 특별공연은 게이아이콘 중 한 명인 라이자 미넬리가 실명으로 등장하구요,
라이자 미넬리는 예순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가 약간 거칠어졌을 뿐, 특유의 카리스마와 현란한 춤은 여전하더군요.
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사만다의 남성 파트너들, 이번에는 젊은 훈남과 꽃중년이 교대로 등장하는데 섹스신에서 매끈한 뒷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럭비선수들이 등장하는 수영장씬에서는 근육남들의 삼각팬티를 줄곧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살뜰함도 있구요.
L들을 위한 깜찍한 배려로는, 영화 내내 샬롯을 가슴앓이하게 만든, 이십대의 예쁘고 상냥하고 섹쉬한 보모가 사실은 레즈비언이었다는 반전이 있더군요.
마지막 엔딩은 신디로퍼의 트루칼러즈가 차분하게 정리해주고......
모... 이상 스포일러를 몽땅 유출해버렸네요.
결론은 여성들의 판타지를 빙자한 게이판타지 영화였다능!
즐거운 한 주일 보내시고 일욜날 신곡들과 함께 봐요~~
이제 다시 신입단원들도 좀 받아야겠네요.^^
# 이번 퀴어문화축제 축하공연은, 날씨와 음향 때문에 제 실력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물론 화려한 퍼포먼스는 어느 정도 정점에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축하공연무대에 오르는 팀들의 공연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면서, 예전에 지보이스가 보여주고자 했던 다양한 시도를 다른 팀에서 발전시키는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 같아서 자뻑기분도 살짝 들었는데요,
내년에는 또다시 새로운 아이디어와 컨셉으로 '역시 지보이스'라는,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자세한 건 평가회 때...ㅋ
핑크 두건과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무대는 압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