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은 12시
한낯의 열기마냥 따가울 나이
봄 여름 다 가고 다시 또 가을
그렇게 살아가는것이 사람이라고 생각 했다
소소한 의무와 책임감들
뜬금없이 응급실에 실려간 아버지는
마지막 그의 책임감을
전기음으로 말했다 " 죽기전에 결혼하는 것 보고 싶다고"
나는 맥주를 샀지
살찐다고 놀리는 그이의 말은 들어오지 않고
주저리주저리한 질문에 답이 없는 그이에게
짜증을 내며
연신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지
꼭 움켜쥔 주먹
노트에 빼곡한 아버지의 유행가
힘떨어져 펴진 손바닥엔
젊은꿈들이 손금위에 관처럼 누워있다
"아버지 인생을 위해서 결혼할 수 없어요"
" 아버지는 아버지의 삶을 사는 것이고
나는 내길을 사는것 뿐이예요"
매정한 전기음이
그의 병실로 전달되었다
홀짝 홀짝 잘도 들어가는 맥주
짬쪼름하고 쓰디쓴 육포
뚜뚜뚜 뜨르뜨루 뚜뚜
뚜뚜뚜 뜨르뜨루 뚜뚜
그의 병실로 텔레파시를 보내다
배불러서 잠이 들었다
그렇게 살아가는게 삶이라고
ㅋㅋㅋ
어제 술안주로 청양고추 많이먹고 탈나셔셔 응급실에 실려가신 아버지땜에
....
아침에 전화하니 이제 술안주로 청양고추는 안먹겠다나봐요
ㅎㅎㅎ
올가을엔 시를 좀 써야 하나?
ㅎㅎㅎ 하긴 이쁜애가 너무 나대면 세상이 절망할거 같기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