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너무 좋았어요.
긴장되고 떨리고 뜨겁고, 딱 첫경험의 그것과 비슷하네요 ㅎ
엄밀히 말하자면 지보이스와의 첫경험이지만요.
아쉬운 점과 바라는 점. 어제 리셉션 자리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해서 자세히 적지는 않을게요.
신입 단원으로 들어와 아쉬운 점, 바라는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떨리고 정신이 없었던 터라 사실 뭘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거든요 ㅠ
그저 상영회때에 언니들의 훈계를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할뿐이지요.ㅎㅎ
아참.
변명하자면 저는 외로워서 지보이스에 가입한 건 아니예요.
원래 리허설 때는 그 질문하실때 인터뷰 순서가
'나' -> '유로형' -> '아스형' 순서였는데
공연 때는, 왠걸 순서가 뒤집어져서;;
앞에서 다들 너무...건전하시게도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요..' 내지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요..' 라고 하는거예요.
김조광수님이 원하시는 대답은 결국 마지막 남은 내가 해야하는구나..하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울며 내뱉은 말. ㅎㅎ
아..난 이제 다팔렸구나..했죠 ㅠ_ㅠ
어쨌든 좀 더 사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친구들이 응원을 해줘서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았어요.
의지를 많이 하는 친구들이라 긴장한 상태로 얼굴을 보니까 울컥하더라구요.
그보다, 공연 보러온 친구들이 이제 저를 '산드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도 변화라면 변화일까요.
뒷풀이 자리에서는 '싼드라' '싸더라' '쌌더라' '쉽더라' '샌디' '샌드' '산도'부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티나형 친구분은 많~이 헷갈리셨는지 '캔서' 라고;;
어째서 샌더가 캔서가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 분 보시기에 오늘 공연에서는 제가 암적인 존재였나 봅니다.
..... 그리고 나서는 잘 기억이 안나요.
필름이 끊긴건아닌데, 너무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던 탓인지 뒷풀이 자리에서 긴장도 풀리고
동공도 풀리고, 정신은 나갔나봐요.
리셉션때 이야기도 어느 순간부터는 가물가물..
술 많이 마시면 시야가 흐려져서 흐릿흐릿하게 기억이 나요.
사실은 아침..이 아니라 한 2시쯤 눈을 뜨고
'여기가 어디지!' 했어요. 한 5초 정도 낯선 곳에서 잤구나 싶어 엄청 놀랐는데,
이불도 덮여있고.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내가 드디어 팔려왔나?' 했어요 ㅎㅎ
3차 가고 싶었는데 나 때문에 못갔다는 기윤이에게 심심한 사과를 ㅠ_ㅠ
그래도 챙겨줘서 고마워 난 감동받았어.
노르마도 같이 와서 잤다는데 노르마는 아침 7시에 집에 갔데요. 와 바쁜인간..
4시쯤에 들어왔다는데 몇시간 잔거냐;
나 혼자 남의 집에서 방하나 차지하고 2시까지 잤어요. 민폐죠.
그리고 NJ님이 밥까지 차려주셨어요.
와 너무너무 감사해요.
세수하고 나오니까 상이 차려져 있었어요. 늦잠잔 내것만.
낯을 가리는 편이라 모르는 분들 계셔서 체할 뻔 했지만 그래도 안남기고 다 먹었어요.
설거지도 했어요.
너무 자연스럽게 상을 차려주셔서 차돌형이랑 기윤이랑 같이 사시는 줄 알았음 ㅎㅎ
대변도 보게 해주시고 머리도 감게 해주시고 세수도 하게 해주신 집주인 차돌형님에게 감사드려요. 물론 일일이 허락을 구하고 한 건 아니지만요 ㅎㅎ
다들 감사하고 죄송해요.
근데 저 술마시고 좀 추했나요? 아 완전 걱정.
그보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고기' 사주시겠다는 분들이 줄을 섰....;;;;
감동의 쓰나미.
적어도 일년치 고기는 해결하겠다 싶은데, 다들 정말로 사주실지는 의문입니다 ^-^;
다음번 팜플릿엔 고기 말고 뭘 적어야 인생역전을 할수 있으려나?ㅎㅎ
이틀동안 정신없이 흘러가는 감정에 주체할 수 없었던 주말이예요.
정애언니언니가 표정이 안좋다고 걱정해주셨는데
그건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언니들, 그리고 단원들 말이 너무 감동적이라 괜히 울컥해서 그랬어요.
다들 너무너무너무 고맙습니다.
특히,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을 스텝분들 정말로 감사해요.
제 바램이지만, 저도 멤버들 안바뀌고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모두 사정이라는게 있으니까 어쩔수는 없지만,
한 번 두 번 경험 하다보면 더 나아질텐데
듣기로는 한 번 공연하고 그만두는 단원들이 많다고 해서 아쉬워요.
물론, 저부터 마음을 다잡아야겠지만.
우리 내년에도 같이 울어요. 네?
다끝난 것 같은 허전함이 크지만 다음공연에 다시 매워야죠.
아직도 박수소리가 귀에서 맴돌아요.
* 추가 질문. 친구사이 갤러리에 사진 올려도 되요?
많이 찍은 건 아닌데, 어제 찍은게 몇 장 있어서.
음악 초보자가 그것도 3개월이란 짧은 시간에 17곡을 마스터하기란 여간 힘든일인데 아닌데..^^ 그것도 암보로..자랑스러워 해도 될 듯..하튼 이번 뉴페분들은 가히 천재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듯..^^
참고로 내년 팜플릿엔 '저 돈 좋아해요' 해보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