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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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경 2009-11-20 01:33:40
+10 862

어제는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다

식사를 하고 회사 동료와 술한잔 하는 자리

커밍아웃을 했기에 이런 저런 나에 관한 계획들을 동료에게 말하며

또 이런 저런 걱정을 말하기도 했다

 

그러다 3주전쯤인가? 나에 관한 소문들이 회사내에서 핫 이슈가 있었나보다

항상 이런 소문은 당사자만 모른다니까

발단은 이렇다

 

제대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여직원이 있어서

도대체 언제까지 그럴건가? 팔짱끼고 있는데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그일을 내가 하게 되었는데 그제서야 자기일을

안했다가 생각했던지 나서려고 하자 나도 모르게 그만 짜증이 확나서

손등을 치며 "저리가세요" 이렇게 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난리가 났나보다

자기들에 대해서 이런식을 했다는게 그들에겐 큰 충격..... 글쎄 그것보다는

그동안 나에 대한 기대치가 나름대로 설정되었는데 기대치가 무너져버렸다는

충격이 그들에게 컸다고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그때부터 일하면서 장점들은 단점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고객을 대할때 친절한 멘트와 응대 그리고 화사한 미소는

어느새 게이라는 추측으로 바뀌었고 은근슬쩍 남자 고객에게는 잘하고 여자 고객에게는

막대한다는 말까지 만들어서 나랑 친한 회사동료에게 일러 바친 모양이다

나와 같은 직업군의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친절과 따뜻함들이  이제는 성격이 독특한

사람이 되었고 결국 남자고객에게 꼬리 치면서 일하는 사람으로 그들에게 공유되고

직장내에서 여직원들끼리 소문이 확 돌았나 보다

다행이 동료에게 미리 커밍아웃을 다 해놓은 상황이라서 오히려 화를 내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이렇게 되어서 그렇게 된것을 이야기 전후 다 쳐내고 자기들이 하고 싶은 부분만

말하면서 이런게 말이 되느냐? 그리고 그사람이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말하는것이 성정체성하고

무슨 상관이냐? 본인들의 잘못은 인정하지도 못하면서 모든 것을 성정체성하고 연결시켜서

게이니까 그런다는 식으로 짜잡아서 이야기 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고?

정말로 그렇다면 직접 나에게 물어보라고? 당신 게이 맞냐고  물어보라고 그랬단다

그리고 정말로 그사람이 게이라는 이유로 남자 고객에게 친절하게 하면서 여자 고객에게 막대한다면

그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일것이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지 않느냐고

 

그러면서 게이징후가 보이는 행동들이 3가지가 있었다네

손등을 친것 말고도, 유추해보니 오해를 살만한것도 있었던거 같다

일하는 직종이 의료파트 이다보니 남자 고객의 속옷을 의식이 없다고 검사실에서 확벗겼을때

일하는 여직원들의 인권감수성에 나는 화들짝 놀라서 한편으론 이성애자들이란 하면서

얼굴이 붉어졌는데 그들에게 그것은 게이이기에 하는 행동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던 거 같다

또한 친한 동료랑 함께 검사실에 있으면 내 표정이 확 밝아지는게 그들에겐 이유가 되었을 거

같아서 " 내가 남자고객에게 꼬리 치는것이 아니고 너하고 유독 친한체 하니까 그 전엔 그들과

너 사이에 유대감이 깨지고 나에게 친분이 뺏기는 거 같아서 그런게 아니겠냐고"!!

그 녀석이 맞다고 얘기를 한다 ㅎㅎ 아마도 그런면에서 그 역시도 그점이 나에게 약간의

불안한점이었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거 같았다 약간은 서글펐지만 그래도 이런 오해는 빨리

풀어야 하기에 .....

 

어찌댛던 3주전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직장에서 나는 핫 이슈였다

친절한 사람에서 성격 이상한 게이로 말이다

다행이도 동료가 나서서 방패가 되어주고 있어서 그에게 참 고마웠다  커밍아웃한 장점인가? ㅎㅎ

그리고 예전에 이런일로 쉽게 상처받고 분노하고 그랬는데 게이를 게이로 말한게 나쁜것인가

그들의 탁월한 안목에 놀랍고 사실..... 다만 고객에게 친절하다는것이 성격 이상한 게이로

되어버린 부분은 이성애자들의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누가 그 일을 못한다고해서 혹은 지나치게 잘한다고해서 성정체성과 연관시키는것이

정말로 타당한 것인가?

혹은 자기 잘못을 지적한것을 성격이상한 게이니까로 몰아버리는 사람들의 무개념이

약간은 무서운 그런 날이기도 했다

 

속으로 부글거리지만 웃으면서 인사하고 수고하셨습니다 하며 오늘 일을 마쳤다

역시나 용서는 이성애자의 것이 아니고 게이인 내몫이었나보다

바람이 차서 심정이 약간 애매모호 한 순간들이다

 

기즈베 2009-11-20 오전 03:10

역시 이성애자들이란..이럴 땐 용서라는 단어가 왜 그리도 싫은지.. 안 그래도 바람이 세던데, 형 마음이 더 추워지셨겠네요. 화푸시고, 용서하세요. 언니답게..^^

박재현 2009-11-20 오전 04:55

온니!!! 아웅 쭉 읽어보니 그닥 별일두 아니네요! 직장생활하다면 별의별 사람 다있고 게이라는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어쩌면 일반들에게 약점이면 약점 뒤에서 안주거리할만큼 재미난 가쉽거리인 만큼 온니가 통넓게 이해하세용^^ 온니가 완벽하다보니 뭐하나 건드릴게 없으니 치사하게 그런 걸로 문제삼는 그들이 쫀쫀한거니 이제부터 빈틈없이 일처리를 완벽하게 하시면 되겠네요. 세상에서 가장 힘든게 돈버는 일이라더군요. 쫀쫀한 그들에게 위축되거나 지지말고 더 당당히 일하시구 차기친구사이회장으로서 품격과 위용을 살짝만 보여주세용~~^^

박재현 2009-11-20 오전 05:00

저같으면 괜히 주위의 시선과 이런저런 말에 위축되기보다는 이미 커밍아웃도 하셨겠다 왠만한 직장사람들 다 안다면 여직원이 잘못하면 더 자연스럽고 자신감있게 손등을 칠것이며 남자 손님들에게 보란듯이 더욱 더 친절하게 대할듯 싶네요.^^

2009-11-20 오전 05:43

익명 리플 달아서 미안하다.(내가 누군지는 쉽게 짐작하리라 생각함) 커밍아웃할 때 이 정도는 각오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 같은데.
그리고 사회생활하다보면 이 정도 문제는 그냥 생기는 일 아닌가?
이성애자들의 편견은 분명 맞지만 편견 없는 사람이나 집단 역시 없다고 생각해.
"모두 다 내 마음 같지 않다"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나.


모든 사람이 하비밀크가 될 수는 없다.

박재경 2009-11-20 오전 08:28

네 말라 언니 !!!!!
난 그냥 일만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그렇지만 내일도 난 내자리에서 묵묵히 일만 하고 있을 거랍니다

damaged..? 2009-11-21 오전 11:42

'"모두 다 내 마음 같지 않다"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나'
'모든 사람이 하비밀크가 될 수는 없다'

둘 다 맞아서 더 슬픈 말이네요... ㅠ_ㅠ
게이뿐 아니라 미혼모, 저학력자, 빈민, 혼혈, 장애인 등등
약자나 소수자나 심지어 남들하고 조금이라도 다르면
그게 바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쉽게 단정하는 잣대가 돼버리죠...
그런 분위기 때문에 피해자가 가해자 되기도 너무나 쉽구요.
또 그래서 다들 돈이든 힘이든 얻으려고 발버둥치는 사회가 돼버린 것같지만요 ㅜㅁㅜ
그래도,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맞서고 항의해야 되는 거겠죠?
세상 살이 참 어렵네요...
재경양한테는 심심한 위로 + 홧팅을...!!

2009-11-21 오후 23:40

자신만의 잣대로 사람을 단정짓는 편협한 시각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언제나 그랬죠.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틀리다는 이유로 너무도 쉽게 차별하고 비웃어요.
용서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리라는 이 생각 역시 편견일까요. 씁쓸하네요. 그래도 웃을 수 있기를 바래요.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웃으며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데이 2009-11-22 오전 03:59

참.. 그냥 형 무시하세요~ 저도 학창시절에 학교가 바뀔 때마다 초반에는 이런저런 편견으로 힘든 적이 많았는데 내가 그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는거보다 그냥 시간이 지나서 내가 어떤사람인지 꾸준히 보여주는게 더 낫더라구요.. 그냥 박서방형 말대로 남들 신경쓰지 마시고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쭉~하세요^^

국영 2009-11-22 오후 20:10

너의 여직원들이 너의 미모를 부러워하는거야,,,

흐르듯 2009-11-23 오전 05:20

Spring Flower

겨울내내 얼어있던 땅도,
매섭게 몰아치던 칼바람도
하얀 눈이 녹아감에 따라
봄날에 피어날 꽃들을 맞이하기 위해 따스해져가고 있어.

봄이 돌아오면

바람은 또다시 수많은 꽃씨들과 함께
세상 이곳저곳을 향해 여행을 다닐테고

땅은 자기 안에서 피어날 꽃과 또다른 자신을 위해서
자신을 얼게 만들었던 눈마저도 받아들이게 될거야.

그리하여
만약 이름모를 어떤 꽃이 이 세상에 피어나게 된다면,
그 꽃이 이것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사실은 이 모든게
꽃이 피어나기 전부터 어느 누군가가
그 꽃만을 위해 준비했다는 것을...

그 꽃이 어떤 꽃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프리지아가 피어나는걸 보고 싶군요.

진솔한 재경~~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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