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그녀 (最終兵器彼女: She, The Ultimate Weapon, 2002)
평소 순정만화를 별로 안 좋아해서 처음에 만만하게 접근했다가, 급기야 세 번 정도 퍼질러 앉아서 펑펑 울고 만.
TV 시리즈 13편과 외전 형식으로 나온 2편짜리 OVA를 다 보았는데, 특히 OVA의 맨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즈음 치세가 '슈우지짱, 나 다녀왔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주먹으로 눈탱이 쓰윽쓰윽. 얼마만의 소녀 감수성의 눈물인지.
예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일본 애니인데, 이번에 실사 버젼으로 나왔다. 물론 실사 버젼은 모든 면에서 망했다. 전쟁이 지구를 뒤덮은 시절, 나약하고 소심한 치세는 같은 고등학교 반에 있는 슈우지라는 남자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면서 사연 많은 연애를 하게 되는데, 사실 알고 보면 치세는 일본의 치명적인 최종병기다.
슈우지 입장에서 풀어간 TV시리즈와 치세 입장에서 풀어간 외전 OVA를 동시에 모두 봐야 이 만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 TV 시리즈를 보면서 최종병기에 대한 치세 부분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외전에서는 그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또, 매 회마다 울고 있는 치세 부분의 감정이 과잉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외전은 그나마 그 과잉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최종병기그녀의 실사 버젼은 보지 않을 생각이다. 국내 김 모 감독이랑 일본 제작사랑 이 애니의 판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결국 일본 제작사에게 갔는데, 결과물이 영 신통치 않은 모양.
이 애니, 사람 마음을 뒤흔드는 구석이 은밀하다. 마음 속 순정의 확인이라고 할까. 영감을 잔뜩 주기도 한다. 보는 내내, 내 연애 편력을 다 곱씹었으니 뭐....
최종병기그녀의 O.S.T 중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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