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람군이 나더러 글쎄, '수녀', '과부' 등의 표현을 쓰며 놀리지 뭐요. 참 나, 이거야 원 서러워서. 춤샘 언니, 우리 과부 청상계라도 만들까? 청상계가 뭐냐고?
순 야담이긴 하지만 조선 전기에 양반가 미망인들로 조직된 '청상계'가 있었다고 하우. 언니도 알다시피 조선이 원체 여성들에겐 억압적이지 않았수. 그래도 조선 전기만 해도 좀 나았다고 하우. 비합법적 재가인 '보쌈' 같은 것도 있었고, 양반가 미망인과 시종간의 동성애도 보고되기도 하고 말이유.
15세기쯤에는 '백상계', '청상계' 등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소문들이 끊이질 않았다고 하오. 과부들의 재가를 용인하지 않는 조선 사대부에 대한 여인네들의 저항이라고 볼 수 있갔지요. 백상계는 평민 미망인들의 모임이었는데, 저자거리에 돌아다니는 미혼 총각들을 납치해서 비밀리에 성적으로 탐했다고 하오.
그리고 '청상계'는 바로 여기에서 유래했는데, 재가할 수 없어 합법적으로는 욕망을 해결할 방도가 없던 우리의 양반가 미망인들이 의기투합해 계를 만들었던 게지요. 서울 운종가를 지나는 서생들을 납치해 벽장에 숨겨 놓고 추첨을 했고, 당첨된 미망인은 벽장 속으로 들어가 서생과 글쎄, 얼레리꼴레리를 했다지 뭐유.
요즘 말로 하면 여성들이 남성을 성폭행했다 그거지유. 하지만 잘 보면 그것도 아니라오. 평안도를 비롯해서 우리는 과부들이 많이 사는 농촌 공동체에서 이와 비슷한 형태의 성적 관계에 대한 보고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즉, 납치된 서생이나 총각들이 일방적으로 당했던 게 아니라, '보쌈' 당하는 미망인처럼 일종의 암묵적인 성적 합의 형태, 지금 우리 사회의 성 모럴과는 다른 형태의 성 모럴이 존재했던 거지유. 성에 관해 일방적으로 억압적이었던 조선 사대부에 대한 소극적 저항이었던 셈.
이 청상계에 대한 영화가 오래 전에 만들어졌대요. 전 보지 못했지만, 꼭 구해서 볼 생각. 아니, 구해서 우리 함께 봐유. ㅠㅠ
(영화 '청상계'의 한 장면)
암튼, 춤샘 언니, 안 팔리는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동생들한테 이런 능욕이나 당하고 나 못 살겄수. 우리 청상계라도 만들까?
탁탁, 찍~!
Ramasutra - Magma M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