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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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트리 2004-08-27 01: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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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노래 한 두곡을 만나는 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앨범 전체가 쏙 마음에 들기는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설혹 그렇다고 느껴 주저없이 앨범을 구입했다가 불과 몇 달이 지난 후 먼지 씌우개로 전락해 버리는 앨범도 부지기수다.

모처럼 맘에 드는 앨범을 만났다.
허클베리핀의 ‘올랭피오의 별’

이번이 3집 격인데 앨범 전체가 아니 오히려 후반부의 느낌이 더 좋다.
남상아라는 인디씬 최고의 카리스마 여성 보컬의 파워 아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1집 ‘18일의 금요일’의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지금의 맴버 체계에 적응된 듯싶다.

남상아는 성기완 등과 ‘3호선 버터플라이’라는 밴드로 자리를 옮겨 활동하고 있는데 그 깊이와 실험 정신은 나같은 아마추어가 듣기에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아무튼 남상아가 떠난 뒤 팀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이기용은 남상아와 느낌은 비슷하지만 파워가 더욱 가미된 이소영이라는 여성 보컬리스트를 영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여느 밴드처럼 이쁘고 가냘쁜 여성보컬과 하늘거리고 징징대는 기타 대신 파워있지만 세심한 선율을 자랑한다.
오히려 이기용이 보컬로 참여한 노래들이 더욱 섬세하게 느껴진다.

한 밴드를 다른 밴드와 비교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래도 허클베리핀을 이야기하면서 ‘너바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기용 스스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시인하고 있듯이 허클베리핀 음악의 곳곳에서 너바나 곡의 흔적, 묵직한 기타 선율 속에 절규하는 음성과 그 우울을 확인하는 것은 그들의 대한 모독이 아닌 즐거운 음악 듣기가 된다.

가을과 어울리는 앨범을 찾으시려는 분들에게 이 ‘올랭피오의 별’을 한 번 들으시기를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6번 트랙의 ‘불안한 영혼’과 7번 트랙의 ‘K’라는 곡이 가장 울림이 있는 곡이란 생각이 든다.



노래 : 불안한 영혼 (허클베리핀)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